[MBN스타 금빛나 기자] 모든 기초를 세운다는 서른 살의 ‘이립’(而立)을 지나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의 유혹에 미혹되지 않는다는 마흔 살의 ‘불혹’(不惑)을 향해 나아가던 서른다섯의 배우 신동수는 그 사이에 멈추어 서서 자신의 길을 재탐색하기 시작했다. 재탐색의 시간을 끝낸 그는 자신의 손으로 제 이름 석 자 앞에 붙어있던 ‘개그맨’이라는 수식을 떼어버린 뒤 그 대신 그 자리에 ‘명품감정사’라는 새로운 수식을 달았다.
지난해 겨울 SBS 개그프로그램 ‘개그투나잇’의 코너 ‘짝’ 이후 한동안 신동수를 TV에서 볼 수 없다 했더니, 명품감정사로 전향해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느라 바빴기 때문이었다. 사실 어느 직업이든 자신이 쌓아왔던 경력과 명성을 버리고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2002년 MBC 공채 개그맨으로 방송생활을 시작한 신동수의 방송경력은 올해로 10년차. 이에 궁금해졌다. 왜 그 경력을 버리고 방송과는 전혀 다른 명품감정을 선택하게 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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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생활을 10년 넘게 하니까 너무 힘들더라. 사실 지금 내 나이가 계속 나갈 것인가 아니면 이제 멈출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상당히 어려운 시기인 것 같다. 이미 개그맨은 많은 상태인데 후배들은 계속 위를 바라보며 올라오고 있고…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고 생각하던 찰나 내 눈에 들어왔던 것은 바로 명품이었다. 마침 친구 중에 제법 큰 전당포를 운영하며 성공한 친구가 있었고, 그 친구와 힘을 합쳐 ‘명품 감정’이라는 것을 계획하게 됐다”
명품감정사의 길을 결심한 신동수는 그 길로 방송활동을 접고 직접 발로 뛰기 시작했다. 신동수는 동대문 일대를 돌며 가품들을 구경하고, 전당포를 운영하는 친구의 지원을 받아 물류창고 안 진품들을 비교해보는 작업을 통해 나름의 보는 눈을 키워나갔다. 그렇게 꼬박 1년, 나름의 정보와 자료가 쌓인 신동수는 친구의 손을 잡고 전문 명품감정사 양성과정을 주도하는 학원을 운행했다.
“명품시장이 큰 만큼 가품시장도 엄청 크다. 그에 비해 이를 감정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인 뒤, 내가 발로 뛰면서 느꼈던 것과 전문적인 지식들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학원을 운행했다. 나름 잘 된 편이다. 사실 잘 될 수밖에 없는 것이 명품감성사 학원은 우리 회사가 국내 유일하게 때문이다. 1기생과 2기생까지 추려냈고 현재들은 3기생들이 배우고 있다.”
지금이야 여유 있는 웃음을 짓고 있지만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는 말 못할 나름의 우여곡절이 많았다. 새로운 것을 하게 된 된 신동수는 “이전에 전혀 없던 것을 하려다보니 개척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더 좀 재밌는 거 같다. 아무도 안하는 걸 내가 하니까”고 고백하면서 생긋 웃음 지었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신동수에게 명품감정사로 나서면서 생긴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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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원짜리 가짜 시계 사건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나도 어지간한 가품과 진품은 구분하는 데 그건 정말 만든 사람의 의도가 궁금해 질 정도로 진품과 너무 흡사하게 만들었더라. 결국 여러 명이 고민한 끝에 결론은 가짜로 판명 됐지만. 장인의 정신으로 가짜도 진짜처럼 만드는 세상이기 때문에 자칫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이를 이용해 억울한 사기피해도 나타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문제의 그 시계의 진품 원가는 2000만 원이다. 아무리 800만 원이라는 돈이 들었어도 약 1200만 원의 잘못된 이득을 취할 수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갈 수밖에 없다. 800만 원 가짜 시계사건은 명품감정사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 한 번 의 의지를 분명하게 갖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개그맨에서 명품감정사로 살기로 한 신동수는 밤에 눈뜨고 낮에는 자던 일명 ‘올빼미형’에서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잠이 드는 ‘아침형’ 인간이 될 정도로 그 열정이 뜨거웠다. 하지만 그 역시 자신에 선택에 따른 후회나 아쉬움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자신의 인생에 대해 진지하지 않은 이는 없고, 이는 사람들을 웃기는 우스운 직업 개그맨도 예외는 아니다. 이제 웃음기를 거둔 명품감정사가 된 그 각오와 소감 역시 남달랐다.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과 멀어지고 혼자 동떨어진 생활을 하려다 보니 적응이 안 되긴 하더라. 하지만 이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