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감독은 6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제 73살이 된다. 장편 애니메이션 한 편을 만드는데 5년 이상, 어떨 때는 7년이 걸리기도 한다. 다음 작품까지 7년이 걸린다고 생각하면 난 80살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내가 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의 장편 애니메이션 시대는 끝났다. 만약 다시 하고 싶다고 생각하더라도 그건 나이 든 노인의 욕심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미야자키 감독은 과거에도 두 차례 은퇴 발표를 한 바 있다. 그러나 몇년 후 새로운 작품으로 영화계에 돌아오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번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는 “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 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제작사 지브리 스튜디오가 추진하는 작품에 관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 은퇴 입장을 강조했다.
미야자키 감독의 마지막 애니메이션 영화가 될 ‘바람이 분다’는 지난 7월20일 일본에서 개봉했고 한국에서는 5일 상영을 시작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지난달 28일 개막한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황금사자상을 노리고 있기도 하다.
미야자키 감독은 1978년 ‘미래소년 코난’으로 데뷔해 ‘이웃집 토토로’,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다수의 작품으로 사랑받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