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회 제작진이 프로그램에서 반복, 강조하는 것처럼 이서진의 역할은 가이드, 짐꾼, 요리사, 카메라맨, 통역, 총무 등 다양하다. 예능의 전제인 ‘재미’와 ‘웃음’에 있어 이서진의 역할과 비중은 어느 출연자보다 높다. 하지만 나영석 PD는 이서진은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아니라고 말한다.
“‘신의 한 수’라는 말들을 하는데 그건 이서진 씨가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열심히 했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눈에 드는 것 뿐이지 이서진 씨를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이서진 씨는 H4의 종속 변수다. H4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의 행동과 역할이 결정된다. 솔직히 이서진 씨 없으면 없는대로 하지 않았겠나.”
애초 나영석 PD가 이서진에게 기대했던 것은 유럽과 대만 두 번의 여행을 통해 공개된 그의 고난사(?)에 비하면 쉽고 단순한 것이었다. 이서진에게 재미를 기대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할아버지 네 분의 여행을 기획하며 현실적으로 분명히 어려울 수도 있겠고 조력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에 기획된 역할이었다.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 이서진 씨가 어른들을 대하는 태도가 좋다고 전해들은 게 전부다. 다만 진심으로 임해주기를 바랐을 뿐이었다. 제작진의 기대나 바람 이상으로 열심히 해준 것은 분명하다.”
내년 초로 예상하고 있는 ‘꽃할배’ 세 번째 여행에 이서진의 합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사실 이서진은 프로그램 안에서 더 이상 ‘꽃할배’에 동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전달한 바 있다. 이같은 발언들은 진심이다.
“이서진 씨의 의사는 명확하다. 이미 프랑스에서 다시는 안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고, 대만에 가는 것도 어렵게 부탁해서 간 것이었다. 하지만 여행의 기간도 쌓였고, H4와 이서진 씨의 관계가 단순히 ‘어른에게 잘하는 연예인 후배’ 이상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설마 선생님들에게 다시는 안하겠다고 하겠나 싶기도 하고. 갑자기 드라마를 찍는 등 스케줄 상 돌발변수만 없다면 말이다.”
‘꽃할배’ 3편이 나오기 전 나영석 PD는 또 다른 배낭여행 프로젝트로 여배우 편을 준비 중이다. 이서진의 자리에는 이승기가 내정된 상태다.
“전작의 성공으로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할아버지들의 도전과 다른 것을 보여줘야 하고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제작진의 큰 숙제다. 연령대에 폭을 넓히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기대해 달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