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홍대신 가수들이 라인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페스티벌 때문에 가장 피해를 보는 이들이 누군지 아세요? 홍대신이에요.”
한 인디 레이블 관계자는 이 같은 말을 하며 혀를 내둘렀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자신들이 서는 페스티벌 때문에 주된 활동에 브레이크가 걸리다니. 이러한 상황은 올해 들어 더 심각해졌다. 홍대신의 공연문화가 전체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었다. 이유는 단지 ‘페스티벌’ 때문이라기보다 정확히 ‘우후죽순 생겨난 페스티벌’이 문제다.
(위·왼쪽 순) 시티브레이크, 지산월드록페, 슈퍼소닉, 안산밸리록페, 펜타포트 록페 포스터 |
이 많은 페스티벌의 무대에 오르는 이들은 해외 아티스트, 대중 가수들도 있지만 주로 홍대신이 주름잡고 있다. 홍대신에서 단단한 팬층을 사로잡은 이들은 물론이고 다소 낯선 이름의 팀들도 대거 등장한다.
안타까운 점은 이 페스티벌들 탓에 오히려 인디신의 단독 공연이 불황을 겪는다는 것이다. 페스티벌은 여러 공연을 한 번에 볼 수 있으며, 다양한 무대들을 골라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같은 시간 여러 무대가 한꺼번에 진행되는 페스티벌의 특성상 이름 없는 이들의 무대는 한산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홍대신은 제법 ‘대중화’됐다고 표현된다. ‘나는 가수다’ ‘슈퍼스타K’ ‘불후의 명곡’ ‘무한도전’ 등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인디밴드들이 재조명되는가하면, ‘톱밴드’ ‘밴드의 시대’ 등 인디밴드들을 위주로 프로그램이 기획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조차도 빈부의 격차를 좁힐 순 없었다. 오히려 이들의 지상파 출연이 인디 대중화의 척도로 작용하며 그 격차를 더욱 넓히고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 크라잉넛, 10cm, 국카스텐 등을 홍대신의 주류라고 표현하고, 예전에 비해 분명 홍대신의 문화가 활성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빛을 보지 못하는 아티스트들이 넘쳐난다. 홍대신의 수해자는 ‘일부’에 국한된다. 이 몇몇을 제외한 아티스트들은 ‘인디의 대중화’가 이루어지고 있다지만 그다지 와 닿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한 레이블 대표는 “이름 없는 인디 밴드들은 현저히 적은 출연료, 혹은 그마저도 받지 못한 채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 그런데 페스티벌의 한 조항이 이들의 발을 붙들어 맨다”고 하소연했다. 한 페스티벌에 출연하게 되면 페스티벌의 앞뒤로 한 달, 즉 2달 동안 수입성이 있는 단독공연이나 여타 페스티벌의 출연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이는 소위 공연계의 상도덕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당연시된 조항이다.
문제는 2달이라는 시간을 속절없이 ‘그냥’ 흘려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규모가 작은 페스티벌이 진행되는 5~6월, 그리고 큰 페스티벌이 끝난 이후인 11월~12월경에 대부분의 팀들이 단독공연을 열게 된다. 짧은 기간에 공연이 대거 몰리면서 티켓 예매에 자연스럽게 피해가 동반된다.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는 점에 있어서는 분명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우후죽순 생겨난 페스티벌은 과열된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너도나도 세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