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송지은의 이기적인 솔로 앨범 ‘희망고문’

[MBN스타 박정선 기자] 걸그룹 시크릿 멤버 송지은이 ‘솔로 송지은’으로 다시 섰다. 마냥 귀엽고 사랑스러운 걸그룹이 아닌, 내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로의 힘찬 발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3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첫 번째 싱글앨범 ‘희망고문’을 발매한 송지은이 쇼케이스를 열고 본격적인 솔로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이번 송지은의 앨범의 전체적인 콘셉트는 ‘이기적’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 내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내 생각”으로 가득 채운 싱글앨범 ‘희망고문’에는 비에이피(B.A.P) 젤로 피처링의 ‘빈티지’(Vintage)와 ‘희망고문’ ‘데이트 메이트’(DATE MATE) 등이 수록되어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희망고문’은 송지은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알앤비 발라드곡으로, TS 뮤직의 작곡가 콤비 박수석과 인우의 공동 프로듀싱으로 탄생했다. 특히 작업에 사용된 모든 악기가 ‘나무’로 만들어진 독특한 편성으로 어쿠스틱한 감성을 더했다.

2년 만에 솔로 앨범을 발매한 송지은은 시크릿과 함께 무대에 섰던 때와 비교하며 “부담감도 크고, 외롭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말을 하는 내내 ‘그러나’가 뒤를 이었다. 외롭고 부담스럽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음악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는 것이다.

쉬는 내내 음악작업을 하면서 연기, 작사·작곡, 피아노 등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그녀는 이번 앨범에서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하고, 앨범 재킷, 콘셉트 회의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내놓으며 ‘송지은 만의’ 앨범을 만들어냈다.

“원래 악기와 작사·작곡에 관심이 많았는데 선뜻 용기를 내지 못했다. 쉬는 동안 음악공부를 많이 했고, 그러면서 음악을 접할 기회도 많아졌다. 미숙하지만 이번 앨범을 계기로 시크릿이나 솔로 앨범에 더 많이 참여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특히 시크릿에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송지은은 과감한 이미지 변신을 꽤했다. 어쩌면 그룹의 색깔에 가려져 보여줄 수 없었던 자신만의 색을 이제야 표출해낸 것일지도 모른다.

“솔로 송지은으로 나온 만큼, 시크릿이 아닌 내 목소리만으로 무대를 꽉 채우는 것이 목표다. 이전 솔로 앨범에서는 환희, 방용국의 피처링으로 도움을 받았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3분의 무대를 내 힘으로만 채울 것”이라는 당당한 포부를 드러냈다.

사진=천정환 기자

또 송지은은 무대 위에서 연기도 제법 능숙하게 해냈다. 비련의 여주인공 같은 표정 연기는 그야말로 보는 이들의 가슴을 들쑤셔놓을 정도다. 애절한 보이스와 성숙미를 물씬 풍기는 것은 물론, 음악 자체도 따뜻함과 슬픔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묘한 편곡으로 듣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보컬리스트’로 거듭난 송지은은 음악에 대한 남다른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그녀가 생각하는 ‘보컬리스트’는 단지 노래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음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이라야 진정한 보컬리스트가 된다는 것이 송지은의 생각이다.

그만큼 앨범에 대한 자신감이 차 있는 그녀도 걱정거리는 있었다. 10월 가희, 아이유, 서인영 등 여성 솔로 가수들이 대거 컴백하기 때문이다. 송지은은 “긴장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다. 정말 많이 긴장된다”고 걱정스러워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러나’가 붙었다.

“걱정은 된다. 그러나 나만의 앨범으로 충분히 매력을 발산할 수 있기 때문에 무대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아티스트, 좋은 음악이 계속해서 나오면 음악시장 자체가 발전할 거다. 그래서 걱정보다는 설렘 반, 기대 반이라는 표현이 딱 맞을 것 같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