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철 프로그래머는 4일 오후 7시 부산 CGV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일련의 논란에 대한 기자회견을 통해 “레드카펫에 서지 않을 거면 영화제에 오지 말라고 한 의미가 아니다”라며 “영화제를 존중해주는 의미에서 센텀시티에 오지 않았으면 하는 의미였다”고 밝혔다.
그는 “‘더 엑스’를 제작한 CGV 측으로부터 강동원이 3일 오후 5시께 진행될 기술 시사회에는 오지만 개막식에는 못 온다는 얘기를 들었다. 개막일 비슷한 시간에 센텀시티에는 오는데 개막식에는 안 온다면 이유를 뭐라고 설명할 수 있겠나”라며 “개막식에 오거나 다음날 기자회견 둘 중 하나는 해주면 좋겠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더 엑스’의 주연배우인 강동원 측과 부산국제영화제 측의 커뮤니케이션 부족 문제로 해프닝을 일으켜 개막 전부터 논란이 됐다.
강동원은 4일 오후 5시30분 진행될 관객과의 대화 행사에만 참석하려 했는데, “영화제 측에서 레드카펫과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을 거면 아예 오지 말라고 했다”는 강동원의 불참 이유가 전해져 영화팬들을 안타깝게 했던 것. 특히 BIFF 측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맞섰고 논란이 커졌다.
남 프로그래머는 논란의 커진 것에 대해 “3일 기술 시사에 강동원이 안 오는 걸로 결국에는 합의가 됐는데 그 과정에서 의사소통의 어려운 점이 있더라”고 전했다.
그는 “일련의 과정이 있으니 소속사에 전화를 해 ‘3일 센텀 시티에는 오지 않는 게 맞느냐고 다시 물었고, 소속사 측은 그 일정을 묻는 것이 기분이 나쁘다’는 것이었다”며 “여러 영화인들, 선후배, 자기가 출연한 영화를 초청한 영화제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생각해서 개막식에는 오시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지 레드카펫 서지 않을 거면 오지 말라고 한 것과 같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영화제에 초청된 작품 중 개막식 레드카펫에 오지 않는 배우가 많다. 사정이 있으면 못오는 경우가 당연히 있다”며 “레드카펫에 안 서면 영화제 오지 말라고 얘기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게 만약 사실이라면 다른 배우 누구라도 그런 협박을 받지 않았을까? 왜 강동원만 그렇게 문제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짚었다.
이어 “오해가 있을 수도 있고 감정이 상할 수도 있는데 거짓말로 영화제를 비방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배우가 영화에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는 게 당연하듯 그 영화를 선정한 영화제에도 최소한의 예의를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남 프로그래머는 관련 논란이 벌어진 뒤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더 엑스’ 공식 상영이 제대로 이뤄지길 소망했고, GV까지 오늘 무사히 치러졌다. 강동원씨까지 와서 무사히 마쳐 다행이라는 생각”이라며 “강동원씨가 오늘 참석한 것과 관련해서는 나와 협의된 건 없다. 강동원씨가 관객과의 대화에 나서겠다고 마음을 바꿨다고만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앙금이 풀려 잘 됐다고 생각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강동원은 관객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부산행을 택했고, GV에 참석해 “잘온 건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관객들을 보러 왔다”고 말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아울러 CJ CGV 서정대표도 GV에 참석하기에 앞서 강동원 측을 만나 “(참석을 결정해줘) 고맙다”는 취지의 말을 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남 프로그래머는 이날 기자회견으로 진실 공방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내가 어떻게 하든 진실공방은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 같긴 하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진실은 한번도 얘기한 적이 없어 한번은 해야 할 것 같았다”며 “뒤에 여러 가지 골치 아픈 일이 있을 수 있지만 내가 오해받는 것에 대해 해명은 필요하다. 그 이후에 벌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명을 하고 싶진 않다. 딱 한번만 해명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특히 “일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한 점이 있다. 여러 가지 커뮤니케이션 잘못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런 점은 무엇보다 관객 여러분에게 죄송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CGV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영화제 측에서 공식 주요 섹션인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한 것이 문제의 시발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더 엑스’는 기술적으로 새로운 영화다. 스크린X는 최소한 한국 최초의 기술이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재미있는 작품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더 엑스’는 비밀요원 X(강동원)가 임무 수행 중에 미아(신민아)를 만나게 되면서 위험에 빠지게 되는 내용을 담은 단편이다. CJ CGV가 스크린을 기존 중앙 한 면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좌우 벽면까지 3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스크린X 기술을 써서 만들도록 기획, 제작한 프로젝트 영상물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해운대(부산)=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