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빛이 있는 곳은 어김없이 그림자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 빛이 강렬하면 강렬할수록 그 그림자는 더욱 더 짙고 어두워진다.
2013년 하반기 오늘날의 아역들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어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활약하는 영역은 넓히고 인기는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계속 치솟고 있는 중이다.
성인 배우 못지않은 출중한 연기력과 청소년과 성년의 미묘한 경계를 넘나드는 매력으로 대중들의 마음을 훔치는 ‘스타 아역’이 등장하기도 했으며, 이들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좌우하는 역할을 하며 아역배우의 영역을 점차 넓혀 나가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밤샘 촬영 역시 자라나는 아역배우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아무리 현재 드라마 제작환경이 아역배우들을 위해 바뀌고 있다고 치더라도 여전히 생방송처럼 움직이는 드라마 제작 환경 속에서 성인배우들도 힘든 촬영이 아역배우들에게 쉬울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밤샘촬영으로 아역배우들은 자야 할 시간에 잠이 못 드는 경우가 많아지고, 이는 아이들의 성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촬영을 계속해서 이어져야하고, 아이들은 자라야 하고, 이와 같은 문제에 직면하자 연예계에서는 아역들이 성장을 위해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는다는 이야기가 암암리에 퍼지고 있는 실정이다.
KBS 드라마 ‘굿닥터’와 JTBC 드라마 ‘맏이’에 출연한 아역배우 유해정(14)은 주인공으로 11회를 이끌어가며 감동을 그려냈다. 이후 12회부터 성인배우에게 바통을 건넨 유해정은 “촬영 초반 더운 날씨에 햇볕에 그대로 노출돼 머리에 화상도 입었고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힘들었는데, 막상 방송을 보니 장면이 잘 나왔고 시청자분들도 많이 응원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하면서 “잠을 자는 동안에 키가 큰다는데 그 동안 촬영 때문에 잠을 못 자서 아빠가 걱정이 많으시다. 앞으로 키 크는데 만 집중하겠다. 그리고 학교 수업 열심히 들어서 시험도 잘 보겠다”며 14살 중학생이지만 아역배우로써 짊어져야하는 고충을 조심스레 말했다.
성장에만 신경 쓰면 다행이다. 아직 얼굴 골격이나 체형의 변화가 완성되지 않은 아역들은 성장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얼굴의 변화를 겪게 되는데, 그에 따라 대중들로 하여금 듣기 싫어도 역변(시간이 지나면서 외모가 점점 못해지는 경우를 일컫는 신조어)과 정변이라는 평가가 뒤따르게 된다. 그래도 변함없이 그대로 잘 컸다는 뜻의 정변이라는 말을 듣게 되면 다행이다. 역변으로 평가받게 될 경우 연기보다는 달라진 얼굴에 더 집중을 받으며 단순한 가십거리에 머물게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 김윤혜는 이국적인 외모와 나이답지 않은 신비로운 매력으로 성인들의 전유물인 패션화보에 발을 들이며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사춘기를 맞이하면서 전체적인 외모에 변화를 맞게 됐고, 얼굴이 변했다는 말과 함께 외모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결국 그녀가 이와 같은 논란에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것은 바로 성형이었다. 이와 관련해 김윤혜는 과거 토크프로그램인 ‘강심장’에 출연해 바뀐 얼굴로 인해 캐스팅에 탈락했던 일화와 함께, 연기를 위해 성형수술을 선택하게 된 과정을 털어놓으며 외모의 변화가 성인배우로 발전하는데 걸림돌이 되었던 비애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단순히 얼굴이 변하지 않았다고 성인배우로서 성공 가능성을 높아지느냐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니다. 아무리 외모적으로 잘 자랐다고 하더라도 아역배우들이 성인 배우로 성장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문근영, 박보영, 유승호, 이현우 등 아역배우에서 성인배우로 무사히 안착하는 경우가 많이 늘긴 했지만 이와 같은 사례는 아직 소수일 뿐, 대부분의 아역배우들은 기존의 귀여움과 깜찍한 이미지에 벗어나기 힘들뿐더러, 아역배우라는 선입관에 번번이 부딪쳐 결국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기 일쑤이다.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에서 미달이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성은은 당시 많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지만 정작 저 자신은 종영 후에도 ‘김성은’이 아닌 미달이로 불리며 놀림을 받았고, 그로 인해 우울증에 자살 충동까지 겪어야 했음을 고백해 충격을 선사했다. 김성은의 사례는 아역들이 특정 캐릭터에 갇히게 되었을 때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 벗어나려고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외에도 잘나가는 스타면 피할 수 없다는 안티카페와 온라인상의 무분별한 악성댓글은 아직 자아정체성이 채 형성되지 못한 어린 아역에게 치명적인 마음의 상처를 입을
현재 ‘아역들의 전성시대’로 불릴 정도로 그 어느 때보다 아역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한 해이다. 아역배우들이 밝게 빛나는 만큼 그에 따른 부작용도 두드러지게 터져 나오고 있는 이 때, 과연 이들의 전성시대가 정말 이대로 괜찮은 것인지 한번 쯤 자문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