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언니들이 돌아온다”
원조 디바 김추자와 나미가 최근 컴백 소식을 알려왔다. 갑작스러운 이들의 컴백 소식이 보도되자 가요계 관계자들은 “반갑다” “관계자 연락처 아느냐”며 너도나도 이들과 소통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김추자는 32년, 나미는 17년 만의 컴백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가왕’ 조용필이 10년여 만에 새 앨범을 발표했다. 그는 흘러간 음악이 아닌, 젊은 음악으로 대중들과 소통했고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보였다. 넘쳐나는 아이돌 사이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파워를 자랑하며 ‘가왕’이라는 타이틀을 실감하게 했다. 조용필의 성공적인 귀환이 김추자와 나미의 컴백에 기대를 갖게 하는 이유인 셈이다.
사진=김추자(공식사이트 캡처) |
◇ ‘원조 디바’ 김추자, 그리고 나미
1969년 ‘늦기 전에’로 데뷔한 김추자는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등으로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특히 데뷔곡 ‘늦기 전에’는 소울과 판소리 창법이 도입되어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대중들을 낯선 사운드를 접하고 어리둥절해 했지만 이내 여대생의 춤사위와 창법에 열광했다.
1971년까지 김추자는 무려 12장의 앨범을 발표하며 온갖 상을 싹쓸이하는 저력까지 보였으나, 스케줄을 어기고 잠적하는 일이 허다했다. 심지어 리사이틀에서 마지막 무대에 서기 위해 선배 가수인 김세레나와 몸싸움을 벌이는 일이 벌어져 가수분과위원회는 김추자에게 한국가요사상 최초로 3개월 가수 자격정지라는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이후 ‘김추자 간첩설’에 휘둘리는가 하면, 자격정지 이후 결별했던 매니저가 앙심을 품고 소주병을 휘둘러 얼굴과 손등에 큰 상처를 입는 등 대형 사건들을 겪었다.
또 1975년 대마초 가수 사건으로 벌금 20만원에 약식 기소돼 연예협회로부터 무기한 제명 처분을 받았고, 2년 후 방송, 음반을 제외한 밤무대에 한해 해금되고 또 다시 상승세를 타려는 조짐을 보였으나 새로움이 없는 그녀의 무대에 인기는 하강곡선을 그렸다. 그러다 1981년 정치학과 교수와 결혼한 뒤 활동을 중단했다.
1980년대 ‘빙글빙글’로 인기를 얻은 나미는 6세 때 미8군 무대에서 활동을 시작했으며 청소년 시절 해피돌즈라는 그룹의 보컬로 베트남 위문공연을 비롯해 미군부대에서 활동했다. 이후 1978년 해피돌즈가 해산되고, 나미라는 예명을 사용하여 본격적으로 솔로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80년대부터 90년대 초까지 활동한 나미는 댄스곡 ‘영원한 친구’ ‘빙글빙글’ ‘마지막 인사’ ‘인디언 인형처럼’, 발라드 ‘슬픈 인연’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 이후 그녀는 매니저였던 최봉호 씨와 결혼 했으며 두 아들을 두었고, 아들 중 정철은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나미 |
◇ 70년대·80,90년대 디바들의 ‘오늘’이 기대되는 이유
각각 70년대와 80,90년대를 호령한 김추자와 나미는 모두 11월 컴백을 예고했다. 김추자는 81년 방송활동을 중단한 이후 32년 만에 컴백이며, 나미는 96년 싱글 ‘오랜 겨울’ 발매 이후 17년 만의 컴백이지만, 방송무대는 92년 ‘변신’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음악은 물론, 패션과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혁신적인 무대를 꾸몄던 두 사람은 이번에 발매될 앨범에서도 역시나 과거의 명성을 이을 새로운 음악과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추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앨범에 젊은 작곡가를 투입시켜 음악적인 변신을 예고했으며, 예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곡들도 포함시킬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나는 은퇴를 하지 않았다. 공백기가 길어질 뿐”이라고 말했던 김추자는 현재까지 노래와 춤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나미도 마찬가지다. 17년 만에 복귀하는 나미는 11월 11일 신곡을 발매할 예정이다. 최근 나미는 파란색 가발과 눈·입술 메이크업으로 신비로운 분위기의 재킷 사진을 공개했다. 과거 활동할 당시에도 파격적인 의상과 춤으로 관심을 모았던 나미답게 17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한 젊은 감각을 담아냈다. 또한 할리우드 프로듀서와 손잡고 뮤직비디오 후반 작업에 한창이다.
나미의 이번 신곡 기획사인 TGS는 “나미 씨의 혁신적인 마인드는 활동을 중단한 지 십 수 년이 지났어도 변함이 없다. 그에 맞춰 이번 신곡을 철저히 기획 중”이라 밝혀 음악 팬들의 기대를 끌어올렸다.
사진=방실이(SBS ‘좋은아침’ 방송캡처) |
◇ ‘뇌경색’ 방실이, 건강 호전…컴백 청신호?
1980년 무렵 미8군 부대에서 활동을 시작한 방실이는 화려한 율동과 시원한 가창력을 무기로 86년 서울시스터즈를 결성하고 공식적인 무대에 출연했다. 타이틀곡 ‘첫차’로 데뷔초부터 남성 팬을 사로잡았으나, 멤버 박진숙, 양정희가 결혼으로 활동을 중단하자 홀로서기에 나섰다.
솔로 데뷔곡이자 방실이의 1집 타이틀곡 ‘서울탱고’를 비롯해 2집 ‘여자의 마음’ 등도 유행하며 또 한 번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1994년 일본인 사업가 야마키 도시히로와 결혼하고 잠정 은퇴한 그녀는 2000년 복귀해 3년 후 트로트 ‘뭐야뭐야’ 2005년 ‘아! 사루비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과로와 몸살 증세로 인한 뇌경색으로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팬들의 마음을 알았는지 방실이는 지난 4일 SBS ‘좋은아침’을 통해 근황을 알렸다. 더욱이 최근 건강이 호전되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팬들의 반가움을 샀다.
해당 방송을 제작한 외주제작사 지토패밀리의 송용곤 대표는 “아직 발성까지 되는 단계가 아니라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현재 차도를 보면 내년 봄 정도까지는 훈련을
방실이의 남동생 방화섭 씨는 “아직은 활동은 힘들다. 확실한 재기 계획은 없지만 조금 더 좋아지면 팬들을 찾아뵙고자 하는 마음이다. 운동을 해보고 회복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고 계획을 전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