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지금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한 개인의 추억이 아닌 영화, 드라마, 음악 등 모두가 공통으로 느낄 수 있는 문화 상품을 통해 사회 전반에 빠르게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MBN스타 대중문화부에서는 복고 열풍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짚어보고자 한다. / MBN스타 대중문화부
[MBN스타 금빛나 기자] “시간이 지나도 한 번 오빠는 영원한 오빠죠.”
지난해 방영됐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속 성시원(정은지 분)이 아빠 성동일(성동일 분)에게 ‘가시나야. 나를 그 원숭이만큼 사랑해봐라”라는 잔소리와 함께 등짝을 맞는 모습, 찢겨진 브로마이드를 테이프로 붙이며 “자국이 남잖아”라며 서럽게 눈물을 흘리는 모습, 그리고 흰색 풍선(H.O.T의 응원도구)과 노란색 풍선(젝스키스의 응원도구)의 대립 등을 이해한다면 아마 당신은 1세대 아이돌 팬덤(팬 집단과 그 문화를 아울러 이르는 말) 문화의 열광했던 이 중 한명일 것이다.
아이돌을 분류하는데 있어 공인된 기준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1세대 아이돌’이라고 하면 90년대 후반 기획사의 철저한 계산과 계획 끝에 만들어져 아이돌 문화를 이끌었던 H.O.T부터 젝스키스, S.E.S, 핑클, 신화, god 등 2000년도 초반까지 활동했던 그룹을 지칭된다. 현재까지 꾸준히 활동하며 가요계 최장수 아이돌로 기록된 신화를 제외하고, 1세대 아이돌의 활동은 2005년 10월 7집 앨범 ‘하늘 속으로’를 발매한 뒤 잠정적인 해체를 선언한 god를 끝으로 가요계 역사의 페이지 저변으로 사라진다.
사진=데니안 트위터, MBN스타 DB |
이런 연예계 흐름에 따라 올해 4월 QTV 예능프로그램 ‘20세기 미소년’에서 문희준과 토니안(H.O.T), 은지원(젝스키스), 천명훈(N.R.G), 데니안(god)은 프로젝트 그룹 핫젝갓알지를 결성하게 된다. 이들을 향한 팬들의 호응은 생각보다도 더 놀라웠다. 여전히 식지 않은 팬들의 응원 속에 핫젝갓알지는 ‘할 수 있어’의 음원을 발표할 뿐 아니라,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인 KBS2 ‘불후의 명곡’ 무대를 장악하기까지 이르렀다. 현재 핫젝갓알지의 일원인 토니안의 불법도박혐의로 인해, 그 가능성이 불투명해 지긴 했지만, 논란이 있기 전 이들은 연말 크리스마스 특별 콘서트까지 기획하면서 팬들을 만날 준비를 해 왔었다.
그리고 지난 4일 2000년대 초반 최고의 인기를 구사했던 그룹 god가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내년 4월께 컴백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연예계를 뜨겁게 달구었다. 이에 대해 god의 멤버였던 김태우의 소속사 관계자는 “예전부터 god 재결합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고 있었으나, 음반에 관한 이야기나 컴백 시기 등 구체적인 것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며 해명에 나섰다. 즉 현재 god는 컴백이 확정된 것이 아닌, 그저 재결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팬들은 기존 다섯 명의 멤버 모두가 다시 뭉친다는 이야기에 흥분하며 각종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이같이 1세대 아이돌의 활동재개에 대해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많은 이들은 현 대중문화의 주요 소비층인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에 이르는 이들의 학창시절에 활동했던 이들이 바로 1세대 아이돌이라는 것이다. ‘응답하라 1997’의 성공 이후로 불어오는 복고열풍과 함께 추억 속 아이돌을 찾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났고, 이들이 활동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시간이 점점 늘어가는 것이다.
실제 H.O.T의 팬클럽으로 활동했던 팬인 한수연(가명, 30세 직장인) 씨는 MBN스타와 인터뷰에서 “H.O.T가 데뷔한지 18년이 지나고, 여러 훌륭한 아이돌 그룹들이 등장했지만 내게 있어서 그들을 대신한 만한 이들은 없었다. 지금도 당시 팬클럽 활동을 했던 이들과 종종 만나는데 이들 역시 나와 똑같다. 우리들에게 있어 시간이 흘러도 ‘한 번 오빠는 영원한 오빠’인 것이다”고 밝혔다.
신화의 팬클럽에서 활동했던 전선미(가명, 27세 직장인) 씨 역시 한가연 씨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 씨는 “16년이라는 시간동안 왜 신화만을 좋아하냐고 물어본다면 그냥 ‘좋아서’라는 말 말고는 다른 말을 할 수가 없다. 아무리 잘생기고 매력적인 아이돌이 등장해도 내게 있어서 신화를 대체할 만한 그룹은 없었고, 그들 역시 해체하지 않고 우리 곁에 머물러 주기 때문에 굳이 눈을 돌릴 필요가 없는 것”이라며 “신화가 컴백할 때마다 매회 콘서트 참석은 기본이고, 신화를 위해 기부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올해 3월 조성된 신화 숲 2호 조성에도 기부하며 그들을 응원하는 활동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수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god의 팬이라고 밝힌 문아영(가명, 29세 직장인) 씨는 1세대 아이돌 부흥에 대해 “학창시절 좋아했던 god는 질풍노도의 시기로 불리는 사춘기, 내 가슴을 뛰게 해준 첫사랑이자 변함없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우상과도 같다”며 “사람들은 1세대 아이돌이 다시 활동하는 것에 대해 ‘복고 열풍’ 중 일 부분이라고 말하지만, 우리에게 있어 이들의 활동은 과거로 돌아가는 복
즉 이들의 말을 정리하면 오빠들을 향한 자신의 사랑과 신뢰는 영원하다는 것이다. 이들이 좋아하는 가수들은 각기 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하나 있다. “우리가 있는 한 오빠들의 인기는 아직 죽지 않았어요.”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