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영화 ‘돈의 맛’이나 ‘끝과 시작’, ‘무명인’ 등 무겁고 어두운 작품에 출연했던 그는 “이번에는 가볍게 쉬어갈 수 있는 것 같아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또 무엇보다 영화를 보고나서 연인끼리 할 이야기가 많은 작품 같아 좋다”고 웃었다.
21일 개봉하는 영화는 결혼식을 일주일 앞둔 네 커플의 이야기가 담겼다. 김효진-김강우, 고준희-이희준, 구잘-마동석, 이연희-옥택연-주지훈이 커플이 돼 결혼을 준비하면서 연인들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간다.
김효진은 영화 ‘돈의 맛’에서 이미 한차례 호흡을 맞춘 김강우와 연인으로 나온다. 극 중 김강우는 극 중 김효진이 과거가 있는 여자임을 알고 폭발하는 남자의 표상을 보여준다. 물론 나름대로 귀여워 보이기도 하는데, 다른 작품에서 보여준 김강우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김효진은 “김강우라는 배우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놀라워했다.
김효진은 이 외에도 “각기 다른 네 커플이 다 다른 재미와 즐거움을 준다”며 “어떤 한 커플이라도 안 나왔으면 이런 재미가 없었을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물론 본인 커플에 대한 애정은 더 크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오랜 연인 사이인 태규와 주영이 귀여웠다”고 좋아했다.
영화가 결혼 준비 기간에 벌어지는 일에 대해 다루다 보니 아직 신혼인 김효진 본인의 결혼 준비 과정에 대해서도 묻지 않을 수 없다. 김효진은 배우 유지태와 5년 열애 끝에 지난 2011년 결혼했다.
“저희는 싸우지 않았어요. 오빠가 다 참고 맞춰준 것 같아요. 신기하게 거의 다 잘 맞아요. 그리고 둘도 생각보다 고집이 세지 않거든요.(웃음) 그러면 영화 내용이 공감 가지 않은 것 아니냐고요? 아니요. 주위에 친한 친구들이나 언니들 이야기 들어보면 알 수 있어요. 경험해보지 않아도 그럴 수 있겠다는 공감이 됐죠. 굳이 내 모습을 투영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김효진에게는 항상 유지태와 관련한 질문이 따라다닌다. 어쩔 수 없이 맞아야 할 숙명이다. 얼마 전 언론시사회에서도 함께 출연했던 배우 고준희는 김효진이 부럽다며 결혼을 빨리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반응이 아내 김효진에게는 좋을지 모르지만, 배우 김효진은 싫을지도 모르겠다고 하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효진은 “오빠 얘기가 나오는 건 좋다. 좋게 봐주시니 괜찮은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또 “꼭 결혼하고 나서인 건 아니지만 여유 있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나이도 한살 한살 먹어서 그런지 여유라는 단어가 많이 들린다”고 했다.
“지금도 그 성장통은 앓고 있죠. 조금씩 성장해 계단에 오른 것 같아요. 여기까지 오는 것도 오래 걸렸죠. 배우라는 직업은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영혼이 다칠 수 있는 직업이에요. 그래도 ‘난 왜 작품 운이 없는 걸까?’라는 생각은 잘 안 해요. 흥행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순 없잖아요. 그것보다는 연기를 더 잘하고 싶은 고민이 크죠.”
한국 나이로 30세가 된 그는 “새롭게 달라져야 하는데 똑같은 것 같다”며 “그래도 이제까지 쌓아온 것들이 내 안에 있지 않을까 한다. 영화 한 작품, 한 작품 할 때마다 성장해 가는 듯한 느낌은 든다”고 만족해했다.
당분간은 배우로서 더 집중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해서 임신과 육아에 대한 생각을 멀리하고 있는 건 아니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아이가 생기고 엄마가 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진은 ‘결혼전야’에서 마지막에 등장하는 노부부의 리마인드 웨딩 촬영도 좋았다고 꼽았다. “즐겁고 행복하게 살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떤 일이 있어도 참으면서 말이죠. 모두 나이 들고 저런 모습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 노부부에게도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겠어요. 즐거운 일들도, 어려운 일들도 있지만 함께해 나가는 거잖아요. 연인들이 ‘결혼전야’를 보고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웃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