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 수애를 시작으로 엄지원, 김선아는 요염하고 예쁘장한 여배우가 아닌 딸과 가족밖에 모르는 강한 엄마로 분해 대중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연기력을 판단할 수 없을 정도로 맡은 배역을 제대로 흡수한 여배우들 덕분에 8월, 10월 11월의 극장가는 훈훈했다.
수애는 영화 ‘감기’를 통해 가장 먼저 모성애를 보여줬다. 그녀는 극에서 치사율 100%의 사상 최악의 바이러스로부터 하나 뿐인 딸 미르(박민하 분)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억척스런 엄마이자 감염내과 전문의 인해 역을 맡았다. ‘야왕’에서 딸 역할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박민하와의 호흡은 실제인지 헷갈릴 정도로 자연스러웠고 위기의 상황에서 딸을 지키기 위해 더 나아가 폐쇄된 채 바이러스에 덜덜 떨고있는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바이러스 항체 찾기에 몰입하는 모습은 그간 수많은 작품에서 보여줬던 모습 중 가장 아름다웠다.
신비스럽고 수수한 역할을 도맡았던 수애가 ‘감기’를 통해 한층 성숙해진 연기를 뽐내며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강한 모성애로 관객들의 마음까지 적셨다. 이에 대해 수애는 “아이와 함께 호흡해야 되는 것은 물론 내가 감히 어떻게 모성애 연기를 할까 고민이 많았지만 김성수 감독님이 믿음을 줘서 열심히 연기에 임할 수 있었다”며 모성애 연기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을 언급하기도 했다.
수애의 바통을 이어받아 엄지원도 아픔은 숨긴 채 당차게 살아가려하는 소원(이레 분)엄마 미희로 변신했다. ‘소원’은 성폭력 사건 피해자인 소원이와 가족들이 사건에도 불구 과거의 행복했던 삶을 다시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다소 어둡고 우울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소원’에는 무한감동과 희망적 메시지가 가득해 현재 269만6295명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하고 있다.
엄지원은 맡은 배역을 위해 민낯 열연과 체중증가 등의 노력을 보이며 소원엄마 역을 그대로 흡수했다. 또한 관객들에게 무한 감동을 안기기 위해 상대배우 설경구와 감정을 절제하며 혼신의 연기를 선보였다. 때문에 영화관계자들에게 극찬을 받으며 엄지원의 진면목을 확인시켰다. 엄지원 역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정말 미희가 되기를 원했기에 예쁘게 보이지 말고 이를 포기하자라고 생각했다. 영화 속 얼굴이 정말 안 예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진심으로 연기를 하길 스스로 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8월과 10월은 수애와 엄지원이 모성애로 두각을 드러냈다면, 11월에는 김선아가 ‘더 파이브’로 슬프지만 이유있는 복수를 위해 살아야 되는 엄마 은아 역을 맡았다. 그녀는 연기인생 17년 만에 액션에 도전을 알려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또 자연스러운 휠체어 연기를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것은 물론 심리적으로 우울할 정도로 배역에 몰입해 촬영 내내 은아 그 자체로 생활했다. 이를 증명하듯 김선아는 ‘더 파이브’에서 오직 자신의 가족을 죽인 살인범에 대한 복수로 가득 차 무표정임에도 한 섞인 분노가 느껴진다.
사진=스틸 |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