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명준 기자]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1박2일’의 시청률이 지난주 8.3%에 비해 무려 2.7%포인트나 상승한 11.0%를 기록했다. 여려 이유가 있겠지만, 불법 도박 혐의로 물의를 빚은 이수근의 녹화분 방송 여부에 대한 궁금증이 큰 기여를 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일 이수근을 비롯해 탁재훈, 붐, 앤디, 토니안 등 많은 연예인들이 불법 도박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지 딱 일주일이 지난 지금, 이들은 자신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들은 폐지되는 것을 봐야했고, 혹은 자신들이 통편집되는 굴욕을 느껴야 했다.
때문에 국민 예능 프로그램이라 지칭되며 인기를 얻고 있는 ‘1박2일’에서 이수근의 출연분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한 관심은 당연했다. 게다가 같은 KBS2 예능 프로그램인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이수근의 출연 분량 전체가 거의 편집돼 나갔기 때문에, 이와 비교해 ‘1박2일’의 편집 수위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1박2일’ 제작진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제작진은 방송 시작과 함께 화면 하단에 “이 프로그램은 11월 8, 9일에 녹화된 내용입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많은 양해 바랍니다”라는 자막을 넣었다. 즉 불법 도박 혐의가 첫 보도된 10일 이전에 녹화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방송에서 이수근의 단독 출연 장면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1박2일’에서 이수근이 갖는 비중을 고려할 때, 사실상 이수근을 배제한 편집이란 있을 수 없었다. 특히 여러 멤버들이 주어진 미션을 함께 수행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편집의 어려움은 가중되었을 것이다. 제작진의 정면 돌파는 ‘모’ 아니면 ‘도’, 즉 ‘방송 불가’ 아니면 ‘최소한의 편집’ 이라는 극단적 고민 후에 나온 결론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결론이 프로그램만을 놓고 봤을 때는 분명 ‘득’일 수 있지만, 이수근만을 놓고 봤을 때는 여러 복잡한 감정을 갖게 만든다.
이수근은 현재의 ‘1박2일’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가는 수장 역할을 하고 있고, 과거에는 강호동을 뒷받침하면서 프로그램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그가 ‘1박2일’에 기여한 부분은 그만큼 컸다. 때문에 ‘1박2일’의 17일 방송분은 그에 대한 배려라고 볼 수도 있다. 특히 시즌2를 마무리하는 2회 방송분 중 첫 방송이었기에 더더욱 신경을 안 쓸 수 없었을 것이다. 더욱이 ‘1박2일’에서 이수근의 비중이 높다고 하지만, 다른 멤버들에 대한 배려 역시 있어야 한다는 것도 제작진의 부담감이었을 것이다.
사진=방송 캡쳐 |
제작진이 자막으로 거론한 녹화 시점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 시청자들에게는 일주일 전 불법 도
시청자들은 24일 방송에서도 이수근 출연분에 대한 평가를 할 것이다. ‘1박2일’ 제작진이 시즌2 마지막 방송에 대한 고민과 부담감을 가져야할 이유이기도 하다.
유명준 기자 neocros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