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나영 기자] “인터뷰를 많이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 최태준의 말이다. 일반적으로 배우들은 한 작품을 끝내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다. 인터뷰를 많이 하고 싶다는 말은, 쉬지 않고 끊임없이 연기를 하고 싶다는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그만큼 최태준의 연기에 대한 욕심과 애정은 남다르다.
최태준은 지난 달 29일 종영한 SBS 일일드라마 ‘못난이 주의보’에서 겉으론 차갑지만 알고 보면 따뜻한 마음을 가진 공현석 검사로 분했다. 극중 공현석은 어린 시절 엄마의 재혼으로 생긴 형 준수(임주환 분)에게 적대감을 가졌으나, 형의 착한 마음을 알아가며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된 인물이다.
“이렇게 큰 역할을 맡는 게 처음이니까 부족한 면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배우, 스태프 특히 감독님이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게 많이 도와주셨어요. 그렇다보니 결과도 좋았고, ‘힐링드라마’는 호칭도 얻게 돼 기분이 좋아요. 또 이번 작품을 통해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어요. 특히 식당이나 길을 걸을 때 어머님들이 알아봐주시고 악수도 청해주시니까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죠.”
그는 ‘못난이 주의보’를 통해 무려 6개월 동안 안방극장에 얼굴을 비췄다. 그 기간 동안 최태준은 공현석 검사로 변신해 살아갔다.
“제 실제 모습하고는 정반대에요. 현석이는 차갑고 꽉 막혀 있지만 저는 활발하고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에요. 그리고 현석이는 똑똑한 검사지만 저는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한마디 한마디 검사처럼 프로패셔널하게 강단 있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는데 표현이 잘되지 않아 아쉬웠죠.”
사진= 옥영화 기자 |
“처음에는 신소율 누나와 붙는 신이 별로 없고 누나고 선배니까 어색했는데, 키스신을 찍고 난 후로 친해지더라고요. 처음해보는 거다 보니 떨고 그랬는데 누나가 잘 리드해주고 감독님이 족집게 과외도 해주셔서 촬영을 잘했던 것 같아 기억에 남아요. 드라마 막바지에는 붙는 신도 많아지고 제일 자주 보니까 정도 들었던 것 같아요. 최근에 시청자게시판을 보니까 현주커플이라고 이름도 붙여주셨더라고요. 그리고 편집본도 만들어주면서 많은 사랑을 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최태준이 출연한 ‘못난이 주의보’는 젊은 층이 유독 많았다. 촬영장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매일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촬영장 분위기와 그들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분위기는 정말 좋았어요. 촬영은 힘들지만 젊은 배우들이 많으니까 서로 의지하고 힘을 주면서 매일 촬영했던 것 같아요. 주환이 형이랑은 집도 가까워서 쉬는 날에는 같이 만나서 밥도 먹고 맥주도 한 잔 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또 현장에서 대선배님들이랑 촬영을 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는데, 이순재 선생님은 참고서적을 주면서 조언도 해주시고 일화도 말해주시니까 정말 저로서는 촬영장에 가있는 매순간마다 배우는 점이 많았어요. 일주일에 5번이나 제 얼굴이 TV에 나온다는 기회만으로도 기뻤는데 대선배님과 좋은 스태프들과의 촬영으로 많은 것을 배우면서 그 안에서 성장을 한 것 같아요.”
그만큼 열심히 노력하면서 찍은 ‘못난이 주의보’. 그는 133회 중 아역들이 마당에서 물 뿌리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이 가슴 속에 남아있다고 했다. 또한 그 장면을 생각하면서 감정이입을 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준수(임주환 분) 형을 형으로 인정하고 남에게 ‘우리 형’이라고 소개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그때 대본을 받자마자 먹먹했던 기억이 있어요. 또 신주영(신소율 분)이 헤어지자고 했을 때 ‘왜 이러냐, 내일 다시 이야기해요’라고 말한 장면이다. 그때 내가 ‘이 여자를 정말 사랑하고 있구나’를 느끼며 대본에 없던 눈물이 뚝 떨어졌어요.”
사진= 옥영화 기자 |
“‘매직키드 마수리’ 당시 또래친구들에게 인기를 얻었지만 나름 스트레스가 있어요. 친구들이 친구로 대하는 게 아니라 아역배우로 보는 느낌이 싫어서 어머니에게 그만하고 싶다고 하고 일상 학생으로 돌아가게 됐어요. 평범하게 지내다 예술고등학교를 가게 됐고, 수업을 통해 배우라는 직업이 쉬운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대본을 받아보니까 말도 못 내뱉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한 거죠. 그러면서 연기에 대한 즐거움을 가지게 됐어요. 20살이 되기 전에 여러 회사에서 제의가 많이 들어왔어요. 저가 춤이랑 노래에 재능이 정말 없는데, 가수쪽 제의가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하지만 연기외에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해 배우가 되기 위해 천천히 준비하다 지금 회사를 오게 됐어요.”
최태준은 인지도보다는 그 인지도가 생겼을 때 책임을 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한다. 또한 고등학교 때 수업시간에 본 배우 김명민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그를 롤모델로 삼으며 완벽한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한다.
“롤모델이 김명민 선배를 한 번이라도 만나 뵙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로 김명민 선배가 소속돼 있는 지금 있는 회사에 제의를 받게 된 거에요. 그래서 1년 동안 뵙기 위해 기다렸어요. 그때 바쁘실 때여서….(웃음) 1년 뒤 김명민 선배님을 보았는데, 물어보시더라고요. ‘스타가 되고 싶은지, 배우가 되고 싶은지’. 그때 잘 보이기 위해서 아니라 정말 배우가 되고 싶다고 대답하니까 그걸 잊지 말고 지키라고 하면서 조언을 해주셨어요. 이후에는 집으로 초대해 주셔서 연기도 지도 해주시고, 요새는 저가 나오는 드라마를 모니터링 해주면서 냉철하게 판단해주세요. 그리고 등산이라는 좋은 취미를 가지게 해주신 선배기도 하세요. 선배처럼 좋은 배우가 될 수 있게끔 천천히 열심히 노력할거에요.”
연기에 대한 철학이 확고한 그의 표정을 보니 그의 미래가 더욱 기대됐다. 긍정적이고 희망찬 에너지가 쏟아졌다.
“연기에 대한 욕심도 많아요. 지금까지 차갑고 완벽주의거나 반항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실제 저는 장난스러워요. 그래서 장난스러운 연기나 연하남처럼 귀여운 모습을 보여
김나영 기자 kny818@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