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라(사진=유용석 기자) |
타이틀곡 ‘나 어떡해’는 1997년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던 동명의 곡 ‘나 어떡해’(원곡자 샌드페블즈)를 샘플링 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티아라는 다시 한 번 전 국민적인 인기를 노리고 있다. 지난 2011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롤리폴리(Roly Poly)’처럼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젊은 세대에겐 티아라 특유의 독특하고 중독성 있는 댄스로 친근하게 다가서겠단 각오다.
‘절치부심(切齒腐心)’이란 표현이 어색할 수 있으나 이들에게 전혀 못 쓸 말도 아니다. 티아라는 그간 일부 멤버(화영·아름)가 팀을 들락날락하면서 확인되지 않은 억측들이 난무했다. 그간 공들여 쌓아올린 인기 탑이 한 순간에 무너질 위기처럼 보였다. 지난여름 ‘비키니’를 발표했으나 국내 활동에 나서지 않았다. 홍콩과 일본 투어 일정으로 인해 국내 음악 프로그램 활동 없이 디지털 싱글만 발표했던 터다.
티아라는 명실 공히 국내 ‘음원 퀸’이다. ‘러비더비(Lovey-Dovey)’는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운영·관리하는 가온차트 2012년 상반기 결산서 빅뱅을 제치고 정상에 등극했다. 이들은 2011년에도 해당 차트 연간 디지털 종합 부문서 ‘롤리폴리’로 1위에 오른 바 있다. 그해 일본 데뷔 싱글 ‘보핍보핍(Bo Peep Bo Peep)’은 오리콘 위클리 차트를 석권했다.
끊임없는 논란에도 어찌 됐든 티아라의 음악과 무대만큼은 인정받는 분위기다. 이번엔 특히 다르다.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내 메가박스에서 열린 ‘나 어떡해’ 뮤직비디오 시사회 겸 쇼케이스 현장은 이러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이어 상영된 댄스 버전 역시 도입부는 비슷했다. 그러나 요즘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해태 손호준이 등장하는 중반부부터 전조가 이뤄졌다. 티아라 전매특허인 디스코 풍의 곡이다. 흥겨운 드럼 비트와 일렉트로닉 록 장르가 결합돼 신이 났다. 귀엽고 발랄한 티아라의 모습 또한 여전했다. 고양이 춤과 권총 춤 등 포인트 안무도 눈에 띄었다.
티아라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레이션이 더해져 주옥같은 곡을 리메이크하게 됐다. 감사하다”고 동석한 원곡자 샌드페블즈 멤버 여병섭에게 고마워했다.
여병섭은 “36년 전 곡”이라면서 감회에 젖었다. 그는 “딸 같은 친구들이 어떻게 이런 노래를 불렀나 싶다”며 “앞서 MBC ‘나는 가수다’ 등 몇몇 프로그램에서 ‘나 어떡해’가 불린 적이 있지만 썩 마음에 들진 않았는데 이번 티아라의 ‘나 어떡해’는 아주 편곡도 잘 됐고 정말 좋다”고 말했다.
여병섭은 “음악은 어찌 보면 사진보다 더 끈질긴 생명력을 지녔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티아라의 곡을 처음 듣는데 느낌이 있다. (티아라가) 노래도 잘해서 대히트를 칠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흐뭇해했다.
티아라는 “사실 우리끼리는 ‘복고’를 담지 않으려 했다. 워낙 많이 사랑받은 곡이기 때문에 단순 샘플링 보다는 우리에 맞게 더 현대적으로 해석하려 노력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의상이나 헤어 메이크업 등은 복고풍이 아니다. 우리가 입어서 복고처럼 보이는지는 모르겠다”며 웃었다.
티아라는 “추억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티아라는 “우리가 ‘나 어떡해’를 불렀을 때 기성 세대 분들은 향수를 느끼고, 젊은 세대는 시대를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티아라는 더욱 단단해졌다. 내면은 잘 다듬어졌다. 겉으로 화려함을 뽐내는 걸그룹이 아닌, 은은한 빛을 발하는 진주가 떠오른다. 영롱한 진주도 처음엔 하나의 상처에서 만들어진다. 한국의 유명 시인 정호승 씨는 "오랜 시간 동안 정성을 다해 상처를 보듬고 감싸는 일. 그것이 아름다운 보석을 만드는 일이었다”고 했다. 티아라는 이번 신곡 ‘나 어떡해’를 통해 ‘음원 퀸’의 명성에 응답하기 충분해 보였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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