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서관 526호(형사14단독 신명희 판사)에서는 수억 원을 걸고 휴대전화 이용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된 이들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이수근, 탁재훈, 토니안을 비롯해 이들의 도박을 방조하고 통장을 빌려준 일부 매니저들도 함께 법정에 섰다. 이들은 모두 혐의를 인정했다. 또한 반성과 회한의 한숨을 내쉬었다.
검찰은 냉정했다. 검찰은 도박 규모와 횟수의 차이에 따라 탁재훈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이수근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토니안은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검찰 조사 발표에 따르면 토니안은 2009년 5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약 4억원, 이수근은 2008년 1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약 3억 7000만원, 탁재훈은 2008년 2월부터 2011년 4월까지 2억 9000만원 상당의 판돈을 탐했다.
현행법상 상습도박은 3년 이하 징역형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앞서 10억 원 이상의 판돈이 걸린 불법 스포츠 도박 때문에 법정에 선 김용만이 징역 8월에 집형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은 점을 떠올리면 적지 않은 구형량이다. 이들이 전과가 없고 혐의를 자백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는 도박 행위와 준공인 신분을 떠올리면 큰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들의 변호인은 재판부에 “이미 연예인으로서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연예인이기에 역차별 받지 않도록, 방송을 통해 스스로 팬들에게 반성하고 사과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이수근은 “재판에 나오기까지 하루하루가 꿈이길 바랐다”면서 “뉘우치는 자세로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니안은 “제 자신이 부끄럽고 절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탁재훈 역시 “더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군더더기 변명을 늘어놓지 않았다.
한편 이날 공판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법정 안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이들의 모습을 포착하기 위한 기자들과 이를 피하고 싶은 관계자들의 공방 속에 이수근은 취재진과 잠시 마주해 최근 불거진 ‘경찰 접대설’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한 매체는 이수근 등 유명 연예인이 지난 2009년 강남의 한 룸살롱에서 해외 원정 도박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관에게 금품제공 및 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던 터다.
검찰은 그간 연예인 8~9명이 불법 도박을 한 정황을 포착해 관련 수사를 폈다. 검찰은 알려진 연예인 외 도박 개장자 2명은 구속 기소했다. 이번 수사로 기소된 도박 참가자는 총 21명이다.
범행을 대부분 시인한 이들은 상습적이었으며 일부는 축구 동우회 활동을 하거나 같은 시기 연예병사로 복무한 이력이 있다.
판돈 규모와 횟수가 작아 같은 혐의에도 약식 기소된 방송인 붐(31·본명 이민호), 그룹 신화 멤버 앤디(32·본명 이선호), 개그맨 양세형은 지난달 14일 벌금형에 처해졌다. 붐과 앤디에게 벌금 500만원, 양세형은 300만의 벌금이 명령됐다.
이수근, 탁재훈, 토니안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27일 같은 법정에서 진행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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