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나는 왜 이렇게 운이 없었을까…제 음악생활은 악순환의 연속이었어요.”
지난 2006년 데뷔한 태원은 최근까지 무명시절을 보내왔다. 운이 없다는 생각은 그를 따라다닐 수밖에 없었고, 때문에 이번 앨범은 가수의 삶을 자신의 인생에서 지워버릴 마음으로, 마지막이라는 각오를 갖고 임했다.
그가 말하는 ‘마지막’이라는 말은 사실 신뢰하긴 어려웠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8년 동안 무명시절을 겪으면서도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앨범으로 역시 무명을 벗어나지 못한다 한들 그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을 거다.
사진=이현지 기자 |
그런데 태원에게서 의외의 말이 돌아왔다. 지금까지의 시간을 후회한다는 것이다. 보컬 트레이너로 활동하던 그는 택시를 타고 온 학생들에게 매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당시 “헝그리 정신이 없는 학생들은 노래를 하다가 안 되면 차라리 기술이나 배워라”고 말할 정도였다. 정작 자신은 계속해서 무명의 길을 걷고 있음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후회해요. 부모님 말씀을 잘 들어야겠더라. 처음부터 부모님이 많이 반대하셨는데, 그때 정신 차리고 집에서 하라는 것을 했으면 좋았을 걸 그랬어요. 다른 일로 자리를 잡고 취미로 음악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 전 음악 아니면 아무것도 없게 됐어요.”
그랬다. 그는 음악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마음으로 내놓은 앨범은 그에게 또 다른 시작을 선물했다. 특히 이번 싱글 발매를 앞두고 자몽 엔터테인먼트를 만난 건 큰 행운이었다.
“아버지가 발라드를 그만두고 성인가요를 하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아버지의 뜻을 받아들이고 지난 3월 앨범을 발매했죠. 그렇게 전국 어머니 노래교실을 돌면서 CD도 팔고 노래도 했죠. 그러다가 작곡가의 소개로 지금 사장을 만나게 됐어요. 정말 행복했던 건 성인가요보다 발라드를 추천해줬어요. 그래서 나온 것이 ‘미치도록’이죠.”
사진=이현지 기자 |
음원성적도 제법 선방했고, 그토록 원했던 음악방송 무대에도 올랐다. 또한 팬들의 계속되는 요청으로 최근 KBS2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2’에도 출연하기도 했다. 태원은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사실 만족할 정도는 아니에요. 처음에는 제 곡이 올드한 느낌이라 음악 방송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약간 창피했어요. 그런데 조금 지나고 나니까 사람들이 제 노래를 따라하더라고요. 정말 기분이 좋았고, 자신감도 생겼어요. 이번 앨범에서 가장 큰 소득인 셈이죠.”
이제 그는 ‘미치도록’의 활동을 끝냈다. 지금까지 힘든 길을 걸어왔고,
“이번 활동은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 이제 시작이니까 더 열심히 할 거예요. ‘미치도록’이 태원의 노래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아참, 그리고 다음 앨범은 조금 ‘영’한 음악으로 하고 싶어요.(웃음)”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