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이 어떤 분이냐고 물어볼 때 반응이 뜨겁다는 걸 실감해요."(한혜진) "우리가 늘 생각하는 것들을 대사로 옮겨놓아 공감하기 쉬운 것 같아요."(김지수)
지진희는 "헬스장에서 알아보는 분이 없었는데 달라졌다"고 했고, 김지수는 "불륜 드라마로 처음 소개가 됐는데 생각했던 것처럼 이상한 불륜 드라마 같지 않다고 재미 있다고 하더라"고 좋아했다.
한혜진은 "작품 활동을 하면서 드라마 '주몽' 이후 이렇게 뜨겁게 반응해줬던 적이 없었던 같다"며 "나은진이라는 캐릭터가 감정이 다채롭다. 가족들이나 주변 누구도 모르는 비밀을 가지고 있으니 그 비밀을 베이스로 여러 가지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 현장에서 내가 겉으로 보기에 편하게 무언가 하고 있는 것 같아도 속으로는 갈등과 고민을 한다. 집에 가면 넉다운이 된다. '전쟁치르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기하고 있다"고 웃었다.
'따뜻한 말 한마디'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아슬아슬한 외줄을 타는 위기의 두 부부 나은진-김성수(한혜진-이상우), 송미경-유재학(김지수-지진희)이 그려 나가는 감성 스릴러 드라마다. 가족과 부부의 문제를 리얼하게 다루며 복잡 미묘한 결혼생활의 현실을 가감 없이 담아내고 있다.
한혜진이 대기업 퇴사 후 프리랜서로 일하는 은진, 이상우는 은행최연소 인사부 과장으로 직장에서 인정받는 성수, 지진희는 사회에서 성공한 CEO 유재학, 김지수는 재학의 현모양처 송미경을 연기 중이다.
한혜진은 이날 "어느덧 연기 경력이 10년 훌쩍 넘었는데도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이번 작품 통해서 좋은 작가, PD, 선배, 동료 배우 속에서 내가 뭔가 발전을 이뤄가야겠다는 다짐이 컸다"며 "이 악물고 왔던 것 같다. 발전된, 성숙한 모습 보이고 싶다는 마음 앞서다 보니 한신 한신 고민하고 치열하게 연기하고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2회 방송까지 두 부부는 아슬아슬하다. 5년 전 성수가 같은 은행에 다니던 계약직 여사원과 바람을 펴 은진과 성수의 관계는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와중에 은진은 재학을 인터뷰하며 호감을 갖고 불륜 관계를 이어갔다가 누군가로부터 협박을 당하며 정신을 차린 뒤 재학에게 이별을 고한 상황이 방송됐다.
미경은 남편 재학의 불륜 사실을 알고 은진의 쿠킹클래스에까지 따라 다니며 기회를 엿보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특히 미경이 은진에게 익명으로 협박까지 하고 있는 것처럼 나왔기 때문에 어떤 전개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물론 배우들에게도 고민이 있다. 김지수는 "대본이 좋아 걱정을 많이 했다"며 "대본보다 못하면 안 되니 연기도 대본 이상으로 잘해야 한다는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작가님뿐 아니라 PD님도 스마트해 믿음이 간다"고 웃었다.
한혜진은 "PD님과 작가님이 내 캐릭터에 대해 '사람들로부터 제일 공감을 받지 못할 텐데 어떻게 공감대를 줘야 할지 스스로 고민을 많이 하라'고 했다"며 "현장에서도 PD님과 작가님이 말투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잡아주며 여러 시행 착오를 겪었다. 지금은 정돈이 되어가고 있는데 잘 따라가면 좀 더 발전된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
지진희는 "유재학이라는 인물이 외도를 하는데 시청자들이 외도, 불륜이라고는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왜 그랬는지는 설명이 안 돼 있다. 앞으로 나올 예정"이라며 "중년 남자들에 대한 고민과 갈등이 그려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이상우는 그간 보였던 모습과는 다르다. 다정다감하고 따뜻하지 않다. 짜증을 내고 화를 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는 "이전에는 점잖고 진지하게 아픈 눈으로 상대를 보며 사랑 얘기를 했는데 지금은 짜증내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시선도 보지 않고 말을 던진다"며 "이전에는 리액션이 다양할 필요 없었다. 얼굴 근육을 많이 안 써도 됐는데 이번에는 오만상을 찌푸리기도 하고 다채로운 리액션을 해야 한다. 안 해 본거라 생소해서 어렵다. 하지만 속은 시원하다"고 웃었다.
극 중 김지수의 동생으로 나오는 박서준은 "처음 대본 봤을 때 일상 대화와는 어순이 달라 어려웠다. 작가님과 통화에서 '편하게 해도 좋은데 그렇게 하며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으로 사랑받은 모습이 또 보이지 않겠느냐고 하시더라. 그런 배려를 받고 잘 따라 가고 있다"며 "지금은 믿음을 갖고 대본을 받아보고 있다. 또 소속사 주지훈 형이 드라마 '다섯 손가락'을 PD님과 같이 했었는데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축구선수 기성용과 결혼한 한혜진은 이날 행복한 신혼인데 위기의 부부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안 좋은 상황을 떠올리기보다 대본이 좋으니 몰입할 수밖에 없다. 극단적인 상황을 떠올릴 필요 없는 대본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명희 작가를 추어올렸다. 이어 극 중 남편 이상우와 리얼하게 싸우는데 현실에서도 부부싸움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믿기 힘들겠지만 한 번도 없다. 많은 분들이 '신혼 때는 많이 싸운다고 하는데 실제는 어떻냐?'고 궁금해 하는데 진짜 단 한번도 싸운 적이 없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따뜻한 말 한마디'는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10%를 육박하고 있다.
[고양(경기)=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