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총 프로듀서는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의 윌아이엠(will.i.am)이 맡았다. 앨범의 세세한 부분은 브리트니의 의견이 수렴돼 완성됐다. 대부분의 송라이팅 크레디트에 브리트니의 이름이 올랐다.
앨범의 문을 여는 첫 곡은 일렉트로 팝 튠 장르의 ‘에일리언(Alien)’이다. 이 노래는 마돈나(Madonna) 회심의 역작 '레이 오브 라이트(Ray Of Light)'을 만들어낸 윌리암 오빗(William Orbit)이 프로듀싱했다. ‘에일리언’에서도 신시사이저 활용 면에서 마돈나의 잔향이 느껴진다. 이를 두고 음악 평론가들은 "브리트니가 마돈나처럼 늙어가고 싶었던 건 아닌가 하는 혐의를 확인할 수 있다"고 평했다.
앞서 선 공개 된 싱글 ‘워크 비치(Work Bitch)’와 ‘퍼퓸(Perfume)’ 역시 앨범에 담겼다. '워크 비치'는 EDM 트리오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Swedish House Mafia)의 한 축 세바스티앙 잉그로소(Sebastian Ingrosso)가 참여한 곡이다. 발매 당시 이 곡은 빌보드 차트 12위에 랭크됐고, 순식간에 세계 44 개국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 자리를 획득했다. '화려한 생활을 보내고 싶으면 일을 하라'며 으름장을 놓는 가사에 감각적인 EDM 튠 공식이 결합된 형태다. 사막을 배경으로 한 과격하면서도 현란한 뮤직비디오는 현재 5000 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퍼퓸'은 싱그러운 피아노 터치와 함께 전개되는 1980년대 풍 발라드 넘버다. 윌아이엠과 그의 측근 키스 해리스(Keith Harris),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 등을 담당해온 크리스 블레이드(Chris Braide)가 프로듀싱했다. 싱어송라이터 시아 퓰러(Sia Furler)가 공동 작곡했다. 피아노가 곡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는 과거 '인 더 존(In The Zone)'에 수록됐던 발라드 ‘에브리타임(Everytime)’과 비견될만하다. 쿨하고 당당한 기존 그녀의 곡들과는 달리 연인과의 생활 속에서 조금씩 늘어가는 불안과 질투의 감정을 적나라하고 애절한 분위기로 완성시켜낸 곡이다.
데이빗 구에타(David Guetta)와 조르지오 트윈포트(Giorgio Tuinfort), 독일 출신 니키 로메로(Nicky Romero)가 프로듀스한 ‘잇 슈드 비 이지(It Should Be Easy)’은 윌아이엠이 직접 피처링했다. 긴장감 넘치는 인트로 베이스라인 이후 감성적인 EDM 풍의 스타일이 운용된다. 이는 브리트니가 최신 유행을 제대로 흡수해내고 있음을 다시금 증명한 트랙이기도 하다.
‘칠링 위드 유(Chillin' With You)’에서 브리트니는 어쿠스틱 기타로 시작해 꽤나 차분한 컨트리 팝 스타일을 들려주다가 댄스뮤직 비트를 입혀냈다. 브리트니의 동생 제이미 린 스피어스(Jamie Lynn Spears)가 참여했다. 브리트니는 "동생을 앨범에 맞이할 수 있어서 매우 흥분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언니와 마찬가지로 연예계 활동을 해온 제이미 린은 그간 어린이채널 니켈로데온의 시트콤 '조이 101(Zoey 101)'에서 활약했다.
그 밖에 윌아이엠의 친숙한 휘파람 소리가 인상적인 느린 일렉트로 팝 튠 ‘돈트 크라이(Don't Cry)’도 주목할 만하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여전히 팝의 한 상징과 다름없다. 케이티 페리(Katy Perry), 리아나(Rihanna), 레이디 가가(Lady GaGa), 케샤(Ke$ha) 등 신진 세력의 여성 팝스타들이 속속 기록을 경신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그녀는 빌보드 차트 정상을 탈환했다.
전세계 토탈 앨범 세일즈 1억장, 유튜브 총 재생 횟수 30억 회, 그리고 3000만 이상의 페이스북 팔로어를 지닌 브리트니는 과거 발매해 온 정규 앨범 7장 중 6장을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려놓은 슈퍼 스타다.
데뷔 이후 적지 않은 세월이 흘렀지만 브리트니의 목소리와 노래는 여전히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기존 그녀의 앨범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트랙의 완성도 또한 높다. 앨범을 관통하는 흐름도 훌륭하기 때문에 다양한 층의 사람들을 만족시켜낼 앨범으로 평가된다. 비트와 멜로디를 강조한 팝 성향의 곡들이 제각기 배열되어 있다. 어두운 분위기를 탈피하려는 듯한 몇몇 곡들 또한 생기 넘치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다각적인 시점에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현재 결과물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fact@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