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사회적 이슈를 다루며 메시지를 전달했던 동성애를 다룬 작품들은 어느새 대중문화 곳곳에 스며들었다. 새로운 것을 향한 인간의 호기심은 더 발전했고 진지하지 않게 다뤄도 될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 되면서 상업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왕의 남자’와 올 해 10대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유달리 여자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실제로 영화 예매 사이트 ‘맥스 무비’를 보면 두 작품의 예매 구성을 보면 여성 관객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20~30대 여성들에게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왕의 남자’가 1,000만 기록을 세운 데에는 재관람율이 일부 영향을 끼쳤다. ‘왕의 남자’가 흥행할 당시 온라인상에서는 영화 본 횟수에 대해 자랑하는 글도 넘쳐났고 재관람을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단순한 영화 팬들 넘어서 이준기라는 배우의 신드롬이 영향을 끼쳤고 배우를 향한 충성심이 재관람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개봉 첫 날 15만명을 돌파 시켰던 ‘왕의 남자’는 개봉 2주차에 80% 이상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400만명의 관객을 동원시켰다. 개봉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70%가 넘는 좌석 점유율을 유지했다.
↑ 사진=영화 ‘왕의 남자’, ‘은밀하게 위대하게’ 포스터 |
영화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 은근슬쩍 드러난 동성애 코드는 다양한 창작물로 재탄생 되기도 했다. 2010년 방영된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서 주인공 박유천과 박민영보다 더 큰 화제를 모은 커플은 바로 송중기와 유아인이다. 극 중에서 두 사람이 엮이는 설정은 없으나 시청자들은 함께 있는 모습만 보고도 커플로 엮었다. SBS ‘바람의 화원’에서 문근영과 문채원도 ‘닷냥커플’이라는 애칭으로 많은 폐인을 양상 시켰다. 그 결과 두 커플은 연말 시상식에서 동성커플로 베스트 커플상까지 수상하게 됐다.
올해 화제를 모은 작품 ‘학교 2013’에서 등장한 김우빈과 이종석도 팬들의 지지를 얻은 남남커플이다. 작가는 두 사람의 우정을 사랑으로 착각할 정도로 진하게 그려냈고 드라마 팬들은 다양한 패러디물을 탄생시켰다. 단순히 팬들의 창작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유아인-송중기, 김우빈-이종석 커플은 동반 CF 출연은 물론, 드라마가 끝난 후에서 서로를 언급한 모습은 동성애 코드가 마케팅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에 대중문화 평론가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사회적으로 센세이션이 되고 이슈가 되면 그것 자체가 마케팅이 된다. 예전과 달리 지금은 채널이 많아지면서 방송사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런 부분에서 살아 남기 위해 마케팅적 요소로 동성애 코드를 사용하기도 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용납해주는 분위기도 형성됐다”고 동성애 코드가 노이즈 마케팅 요소로 충분히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방송 뿐만 아니라 영화, 공연에서도 일정 부분 흥행에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 자체가 사람들의 관심을 모은다. 사람은 평범한 것보단 특별한 것을 향한 욕구가 크다.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알고 싶은 욕구를 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또한 영화와 공연은 입소문이 중요하다. 자극적인 요소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 사진=드라마 ‘학교 2013’, ‘성균관 스캔들’ 스틸컷 |
이에 한국성적소수자 문화인권센터 관계자는 “단순하게 좋게 그리면 좋은 방향으로, 나쁘게 그리면 나쁘게 영향을 줄 것이다. 사실 동성애 코드는 꾸준히 다뤄왔다. 다만 사람들의 머릿속에 크게 인식되지 못했을 뿐이다”라며 “과거엔 동성애자를 다루는 방식이 다 죽는 것이었다. 동성애자를 멀쩡한 사람으로 처음 등장시킨 것이 ‘인생은 아름다워’다. 어떤 방식으로 등장시키는 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노골적인 마케팅으로 이용되는 것에 대해서는 “모든 작품이 다 뭔가를 노리고 시작한 것이다. 뮤지컬 ‘쓰릴미’, ‘풍월주’도 동성애를 다루며 여성 관객들을 노렸다. 이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그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없다. 드라마에서 동성애 코드를 이용하는 것도 차별성을 두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작가들이 전략을 갖고 사용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동성애를 희화화 하는 개그나 예능도 나오고 있다. 사람들의 편견에 부합되면서 웃기는 개그 수준 자체를 올리는 걸 고민 하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