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송초롱 기자] 아이돌이 무대에 오르는 가수 수명이 길지 않음은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1/n로 나눠지는 인기와 수익, 나이 그리고 시시각각 달라지는 대중들의 취향에 아이돌이 오랫동안 무대에서 버티기는 버거운 일이다.
때문에 이들이 어느 시점에서 대개 선택하는 것이 연기다. 물론 쉽지 않다. 전문 연기자들과 비교해 경력도 짧고, 대중들은 ‘아이돌’이라는 자체에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기 때문이다. 실제에 많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기에 도전했다가, 쏟아지는 비난에 눈물지어야 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자신만의 필모그라피를 만들며 연기돌로 도약하고 있는 아이돌들이 있다.
↑ 사진=해당영상캡처 |
윤두준의 첫 연기도전은 MBC 시트콤 ‘몽땅 내사랑’부터였다. 그는 ‘몽땅 내사랑’에서 군대에서 갓 제대한 복학생을 연기했다. 아무 데서나 잘 자고, 잘 먹고 숟가락 하나만 있으면 사막 한 가운데서도 살아남을 짐승남같은 모습은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또한,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지고지순한 면을 가지고 있어 여심을 사로잡았다.
털털한 외아들을 연기하던 그는 KBS2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엘리트 국정원 요원으로 변신했다. 자신이 맡은 일을 묵묵히 수행하고, 몸을 사리지 않는 임무수행능력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전 드라마와 전혀 다른 캐릭터를 소화하는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호평을 보냈다.
반전 매력을 보이던 윤두준은 tvN드라마 ‘식샤합시다’를 통해 보험왕에 도전했다. 그는 능글한 성격, 주변 이웃을 챙기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아이돌이 쉽게 도전할 수 없는 다소 더러운(?) 연기도 선보인다. 주변이 더러워지자 대충 물티슈로 닦아낸다거나, 발로 무언가를 집어서 치우고 친오빠를 연상케 하는 그의 모습은 드라마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 사진=해당영상캡처 |
제국의 아이들 박형식은 KBS 드라마 스페셜 연작시리즈 ‘시리우스’를 통해 연기자에 도전했다. ‘시리우스’는 하루아침에 운명이 뒤바뀐 형제의 이야기를 치열한 두뇌게임과 숨 가쁜 추격전 등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극 중에서 박형식은 쌍둥이 도은창, 신우의 학창 시절을 맡아 쿨하고 거침없는 성격의 형 은창과 그런 형의 그늘에 억눌린 내성적인 동생 신우의 서로 다른 내면을 표현하는 1인 2역을 연기했다. 1인 2역 연기는 전문 연기자들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는 1인 2역 연기를 섬세하게 연기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그의 연기는 tvN드라마 ‘나인’에서도 빛을 발했다. 남주인공 박선우(이진욱 분)의 아역으로 등장한 박형식은 현대의 박선우가 과거로 돌아가야 할 때마다 극을 이끌어갈 중요한 열쇠를 쥐며 긴장감을 증폭시켰다.
진지한 역할을 도맡아 하던 그가 지난 12일 종영한 SBS드라마 ‘상속자들’에서 법무법인 승리 상속자 조명수 역할을 맡았다. 재벌가의 자녀들은 또래에 비해 정신적으로 조숙한 편이지만, 명수는 딱 나이다운 발랄함과 장난기로 드라마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데헷’ ‘나는 제국그룹 막내딸이다’ 등의 재치발랄한 대사로 극의 재미를 돋웠다.
↑ 사진=해당영상캡처 |
MBC 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로 본격적인 연기생활을 시작한 강민혁은 극중 순수청년 여준희 역을 맡았다. 문예창작과이며 시인 백석(白石)을 좋아하는 그는 순수청년이자 정신없는 재간둥이로 극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다소 허당스러운 그의 모습은 누나 팬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순수청년을 연기하던 그가 KBS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는 이전 작품과 전혀 반대인 바람둥이 역을 맡았다. 그는 남자를 호구로 알고 뜯어먹길 즐기는 빈대녀들을 혐오하며 여자 마음을 쥐고 흔드는 옴므파탈 연기로 새로운 매력을 뽐냈다.
SBS 드라마 ‘상속자들’에서는 제국고 전교1등 윤찬영 역을 맡아 엄친아 매력을 선보였다. 절친한 친구인 차은상(박신혜 분)을 위해서 비밀을 간직하고, 이보나(크리스탈 분)와의 깜찍한 사랑연기는 보는 이들까지 웃음 짓게 했다. 반전매력을 오가는 강민혁의 모습은 앞으로의 연기생활을 기대케 했다.
이외에도 씨엔블루 정용화, 이정신, 이종현, 제국의 아이들 김동준, 임시완, 비스트 용준형, 이기광, 유키스 훈 등 수많은
한 드라마 관계자는 “과거 일부 아이돌들이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지만, 더 이상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은 연기생활의 꼬리표가 아니다”라면서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력을 펼치는 모습은 극의 질을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송초롱 기자 twinkle69@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