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연말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결산’이라는 것을 한다. 어느 업무의 공과(功過)든, 재정적 상태이든 결산을 통해 한해를 되돌아보고, 다음해를 준비한다. 언론 역시 마찬가지다. 흔히들 ‘몇 대 뉴스’ 등으로 요약하기도 하고, 혹은 분야별로 나눠 심도 있게 분석하기도 한다. 모두 ‘어쨌든 내년은 올해보다 나아야 한다’라는 생각을 전제한다. 가요계 역시 마찬가지다. 수많은 기록들이 나왔고, 사건사고도 심심치 않게 터졌다. MBN스타 대중문화부는 가수들의 목소리로 올해 가요계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15개팀 72명의 가수들이 뽑은 올해의 노래와 가수, 앨범은 무엇이며, 스스로 자신들을 어떻게 진단했는지 살펴본다. 재미있는 것은 2013년 가요계를 돌아보기 위한 항목들(최고의 가수, 최고의 노래, 최고의 앨범, 가장 성장한 가수 등)에는 적극적이던 가수들이 스스로 돌아보는 항목(이루고자했던 목표를 이뤘나, 가장 잘했던 일 혹은 지우고 싶은 기억 등)에는 소극적이었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에는 미스에이(지아·민·수지·페이), 케이윌, 씨스타(소유·보라·다솜·효린) 인피니트(김성규·장동우·남우현·호야·이성열·엘·이성종), 에일리, 비스트(윤두준·장현승·용준형·양요섭·이기광·손동운), 엠아이비(오직·강남·심스·영크림), 다이나믹듀오(최자·개코), 엑소(백현·루한·디오·타오·첸·세훈·수호·크리스·시우민·카이·레이·찬열), 에이핑크(박초롱·윤보미·정은지·손나은·김남주·오하영) 빅스(엔·라비·켄·레오·홍빈·혁), 에프엑스(빅토리아·크리스탈·엠버·설리·루나), 포미닛(남지현·허가윤·전지윤·김현아·권소현), 나인뮤지스(세라·민하·은지·이샘·이유애린·혜미·현아·경리·성아), 걸스데이(유라·혜리·소진·민아) 등이 참여했다. / MBN스타 대중문화부
[MBN스타 박정선·송초롱기자]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망각’이라고 한다. 살아오면서 겪은 모든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면, 사람은 살아가기 힘들 것이다.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 가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번쯤은 끄집어내어 재차 겪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2013년 가수들의 고백을 들어봤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빅스와 엑소의 고백이었다. 2013년 활동 중 가장 지우고 싶은 기억을 묻는 말에 엑소는 “KBS 음악프로그램 ‘뮤직뱅크’ 첫 1위를 한 뒤 폭풍 오열한 것을 지우고 싶다”고 고백했다. 당시 리더 수호는 감격에 북받쳐 1위 소감을 말하면서 폭풍 눈물을 흘렸다. 다른 멤버들도 많은 눈물을 흘렸지만, 유독 격정적인 눈물을 흘리는 그의 모습에 팬들은 우는 목소리를 묘사한 ‘뚜시뚜시’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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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해당방송캡처 |
빅스는 가장 지우고 싶은 기억으로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된 ‘2013 빅스 글로벌 쇼케이스:더 밀키 웨이 파이널 인 서울’(2013 VIXX GLOBAL SHOWCASE:FINALE IN SEOUL) 무대 실수를 꼽았다. 그들은 “8000명의 팬들 앞에서 점프 리프트를 타고 올라오다가 넘어진 것이 가장 창피했다”고 답했다. 당시 리더 엔은 점프리프트를 타고 올라오다가 잠시 넘어졌으나, 이내 프로다운 모습으로 섹시댄스를 완벽 소화해 여성 팬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을 떠올린 가수들도 있다. 걸그룹 나인뮤지스는 “사장님과 싸워서 정규앨범을 발매한 것”이라고 꼽아 눈길을 끌었다. 나인뮤지스는 올해 정규 1집 ‘프리마 돈나’(Prima Donna)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건’(Gun)으로 활동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송초롱 기자 twinkle69@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