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각 방송사들이 ‘개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애견인 천만시대가 도래했다. 과거 집을 지키기 위해 혹은 서로 다른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길러지며 가축(家畜)으로 분류됐던 동물들은, 어느 사이인가 그 영역을 넘어서서 이제는 주인과 교감하고 사랑을 나누는 ‘가족’이라는 개념으로 분류 되고, 어느덧 개를 기르는 인구가 천만이 넘을 정도로 그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자신의 가족이 된 반려동물들을 위해 소비하는 것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와 발맞춰 반려동물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애견사업 뿐 아니라 다양한 동물들을 위한 상품들이 속속들이 등장하면서 변화된 세대를 증명하고 있다. 실제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전체 가구의 17%인 360만 가구에서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으며, 이런 추세라면 2020년 반려동물 시장은 약 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려동물의 시장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해 나가고 있으며, 트렌드에 민감한 방송사들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반려동물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내 놓으며 발 빠르게 움직여 나가고 있다. 기발한 재주나 특별한 사연, 혹은 쉽게 접할 수 없는 동물들을 소개해주는 SBS ‘동물 농장’이나 야생의 세계를 다룬 KBS1 ‘동물의 세계’ 외에 우리의 삶 가장 가까이 있는 반려동물들의 삶을 다루는 프로그램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슈퍼독’의 뒤를 이어 등장한 반려동물 프로그램은 MBC 파일럿 프로그램 ‘우리집 막둥이’이다. ‘우리집 막둥이’는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가족 예능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해 연예인 가족이 반려동물을 직접 키우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일상을 담는 프로그램이다. 반려동물로 가장 많이 키우는 개를 키우는 장미여관의 육중완과 손병호 가족 뿐 아니라, 아기 염소를 키우는 지석진 가족과 미니피그를 키우는 신해철의 가족의 풍경을 보여주면서 다양한 반려동물들의 이야기를 다뤄 눈길을 끌었다.
온스타일 ‘펫토리얼리스트’ 역시 애완견을 다룬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걸그룹 카라의 멤버 구하라, 모델 겸 배우 홍종현,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멤버 제아 세 스타의 애견 스타일을 보여주는 ‘펫토리얼리스트’는 반려동물을 키우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솔깃할 만한 펫 패션, 뷰티, 레저 등 다양한 ‘펫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정보를 전하고자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펫토리얼리스트’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동시기에 등장하게 된 배경에 대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천만이 넘으면서, 최근 브랜드에서도 펫과 관련된 용품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과거 반려동물을 단순히 기르는 차원에서 벗어나 이제는 개와 생활을 영유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졌다는 것”이라며 “반려동물 프로그램이 점차 늘어나는 것은 우리 삶의 관심사 중 하나가 바로 반려동물과의 어울림이라는 것을 잘 알려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동물 프로그램의 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예인이 동물을 직접 키우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담은 예능프로그램 KBS2 ‘자유선언 토요일―가족의 탄생’ TV조선 ‘동고동락’과 동물 버라이어티 쇼인 MBN ‘기막힌 동물원’ tvN ‘캣츠 앤 독스’ 등을 선보이며 시청자들과 만나온 바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인구수가 늘어난다고 무조건 시청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선 프로그램들은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이들 뿐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의 마음 또한 사로잡지 못한 채 저조한 시청률로 조용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슈퍼독’과 ‘우리집 막둥이’의 부진의 이유로 꼽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반려동물들과 주인 사이 극적인 감동이나 재미를 줄만한 드라마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주인만을 올곧게 바라보며 애교를 피우는 반려동물은 사랑스럽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라는 것이다. ‘우리집 막둥이’의 경우 자는 도중 갑자기 사라져 버린 육중완의 강아지나, 실컷 주인과 뛰어 논 후 꼼짝도 하지 않는 지석진네 아기 염소의 모습을 카메라에 비추며 긴장감을 주고자 했다. 그러나 이후 다시 주인과 함께 뛰어노는 모습을 예고편으로 보여주면서 이러한 긴장감을 상쇄시켰을 뿐 아니라 프로그램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했다. 예선단계에서 이미 견주와 애견의 사연을 공개해버린 ‘슈퍼독’의 경우 주인과 견공이 서로 교감하는 모습보다는 견공의 장기자랑에 치중해 ‘극적인 재미’를 놓치는 아쉬움을 낳게 했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지는 만큼, 변화하는 트렌드에 따라 방송계에서는 반려동물 프로그램들을 꾸준히 내놓을 수밖에 없다. 다만 이제 더 이상 소재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