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곡은 '써티 섹시(30 SEXY)'다. 30대에 다시 시작하는 비의 원숙미가 느껴지는 곡이다. 무대 위 요염한 비가 표현됐다. 일렉트로닉 힙합 장르지만 곡 도입부의 끈적끈적한 사운드가 귀를 사로잡는다. 춤은 절제됐지만 남성적이면서 다소 능글맞다. 뮤직비디오 속 비에게서 군 생활로 인한 3년간의 공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라 송(LA SONG)'은 과거 비를 떠올렸을 때 의외인 곡이다. 라틴 팝 장르다. 비는 이 곡에 대해 "나 아닌 무언가가 필요했다. 누군가 내게 '네 노래는 술 먹고 부를 노래가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만든 곡이다. 또 월드컵 때 다 함께 즐길 수 있을 만한 곡이다"고 설명했다.
두 곡 모두 대중의 귀를 사로잡기 충분한 곡이다. 하지만 정작 취재진의 관심을 끈 곡은 따로 있었다. '사랑해'라는 제목의 곡이다. 이 곡은 애초 2일 발매되는 앨범에 수록될 예정이었으나 발표 시점이 잠시 뒤로 미뤄졌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 촬영을 병행 중인 비의 일정 탓에 이번 그의 가수 활동 기간은 짧다. 묻히기 아까울 뿐더러 여느 수록곡들과 확실한 차별화가 이뤄지는 곡이기에 후속 활동 때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사랑해의 노랫말은 이렇다. '사랑해 너만을/ 오직 너 하나만 사랑해 왔어/ 이렇게 널 위해 준비한 사랑 노래/ 너만을 위해서/ 가져가 줘 내 맘을/ 이렇게 소중한 그대가/ 그녀와 함께 했던 그때 그날/ 기억해 사랑할 때/ 사랑할 땐 아무것도 보이지 않죠/ 영원히 그대와 함께.(이하 생략)'
그의 연인 배우 김태희를 떠올리게 하는 곡이다. 비는 취재진과 인터뷰서 김태희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힘들 때 큰 힘이 돼주고 나를 믿어주는 친구다. 정말 좋다. 잘 지내고 있다"고 밝혔던 터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노래는 김태희를 향한 세레나데는 아니다. 비는 "해당 노래는 그(김태희)를 만나기 전인 한 3~4년 전 쓴 곡"이라며 웃었다. '김태희에게 미리 들려줬느냐'는 물음에도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사랑이 일과 섞이는 것은 싫다"며 "그 때문에 여자 친구의 조언을 듣거나 미리 음악을 들려주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비는 이후에도 연인과 관련한 질문에는 교묘하면서도 재치 있게 눙치며 말을 돌렸다. 그래서 다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연인에 대한 배려인가. 아니면 새 앨범이 나왔는데 자칫 이슈가 음악이 아닌 다른 부분에 집중되지는 않을까 걱정인가?'
비는 "본의 아니게 교제 사실이 알려져 불편했지만 나름 편한 점도 있다"고 답해 자신의 이기(利己)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구설이 많은 나 때문에 그의 이름까지 오르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지켜야 할 예의인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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