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명준 기자]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로 주가를 올린 성나정 역의 고아라가 한창 종영 인터뷰를 돌고 있던 시점에 한 열애설을 접해야 했다. 같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동갑내기인 소녀시대 윤아가 이승기와 열애 중이라는 소식이었다. 고아라가 드라마에서 정우와 유연석을 놓고 ‘밀당’을 즐기는(?) 사이, 친구인 윤아는 현실 속에서 연애를 하고 있던 셈이다.
“이제는 본인도 연애해야 되지 않느냐”라는 말을 던지자, “전 운명을 믿어요”라는 말로 자신의 현재 처지(?)를 말했다.
↑ 사진=이현지 기자 / 디자인=이주영 |
사랑은 아직 운명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을지 몰라도(물론 확인 불가한 내용) 고아라를 되살린 작품은 정말 운명처럼 만났다. 고아라가 ‘응사’를 만나기 전, 고아라의 대표작은 2005년도 KBS2 ‘반올림’이었다. 드라마 ‘맨땅의 헤딩’을 비롯해 2012년 연이어 개봉한 영화 ‘페이스메이커’와 ‘파파’는 흥행 맛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8년 간 고아라는 ‘얼굴 예쁜 신인 배우’였다. 오죽하면 ‘응사’ 캐스팅에 고아라라는 이름이 오른 것을 본 대중과 언론은 우려스러운 시선을 보냈을까. 물론 이 ‘우려’를 고아라는 멋지게 뒤집었다.
생각해보면 고아라의 연기가 갑자기 늘어난 것도 아니다. 그런데 대중들의 평가는 달라졌다. 한 발자국씩 내딛으며 보여줬던 노력의 대가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옷이 조금 더 잘 맞게 된 셈이다.
“사실 작품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언제나 똑같아요. 그래서 많은 분이 과찬을 해주시는 것 같아서 부담스럽기까지 하죠. 지금도 그래요. ‘응사’ 첫 촬영에 임했던 마음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요. 단지 시청률만 달라졌을 뿐이죠.(웃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나정이를 떠올리게 됐고 촬영 전에 5kg 정도 찌고, 촬영 후에 7kg까지 쪘어요. 선머슴에 개구쟁이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긴 머리도 잘랐는데, 많은 분들이 놀라시더라고요. 아마 이런 노력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모두가 ‘응사’ 성나정에 동화되지는 않았다. 특히 지적이 많이 나왔던 내용은 94학번 1975년생을 연기하는 고아라의 현재 모습이었다. 방송되는 시점인 2013년 39살의 모습 치고는 너무 어려서 공감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이 ‘진짜’ 39살들 사이에 나왔으니 말이다.
“그래서 머리스타일과 옷 스타일을 많이 고민했어요. 머리는 나정이의 성격과 직업상 아줌마스럽지도 않으면서 깔끔하게 하려고 노력을 했죠. 거기에 애가 셋이나 있는 짜증 잘 부리는 성격을 더하려고 했고요. 하지만 (시간의 변화에 맞추지 못하는) 외모는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냥 현대의학의 발달로 잘된 산후조리를 했고, 예쁘게 꾸미고 싶은 여자로 생각해주세요.(웃음)”
작품 초반에 의외로 외모로만 시선을 사로잡았던 인물은 1980년생 김성균과 1981년생 정우였다. 그나마(?) 75년생과 외모가 가깝다는 이유다. 어떻게 보면 이런 ‘이유’는 ‘응사’ 출연진끼리 서먹함을 낳지 않았을까 라는 의문도 들었다. 80년생부터 94년까지 같은 94학번 동기로 나오니 말이다.
“사실 정우 오빠나 선균 오빠는 나이가 많고, 배우들끼리도 너무 나이 차이가 크니까 처음에는 당연히 어색했죠. 그런데 촬영한지 한 달이 지나니까, 너무 친해졌어요. 가족처럼 촬영하다보니까 지금은 도리어 오빠 동생이 없어졌어요. 다들 자연스러워졌죠. 그리고 그게 드라마 흐름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아직도 연기를 알아가는 단계일 뿐”이라고 말한 고아라는 차기작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웠다. 부진했던 과거를 한순간에 ‘응사’를 통해 털었지만, 동시에 이 분위기를 어떻게 다음 작품으로 이끌고 갈지는 고민일 것이다.
↑ 사진=이현지 기자 |
다리 부상에도 불구하고 환한 모습을 보여주던 고아라의 모습에서, 허리 디스크임에도 불구하고 누워서 자장면을 먹는 나정이가 보였다. 그리고 이 순간 고아라의 대표작은 ‘반올림’에서 ‘응답하라 1994’로 바뀌었다.
유명준 기자 neocros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