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 잔혹사는 이번에도 이뤄졌다.
국내 3대 기획사로 통하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파워는 국내를 넘어 세계로 퍼지고 있다. 슈퍼주니어, 소녀시대를 비롯한 소속 가수들이 세계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고 오랜만에 내 놓은 신인그룹 엑소도 지난해 가장 많은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며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장동건, 한채영 등이 소속된 회사와 인수합병을 한 후 SM C&C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배우, 개그맨들의 엔터테인먼트까지 도맡고 있으며 가요 기획사와도 합병 후 레이블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유독 드라마 산업에서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SM은 SM C&C 이름으로 처음 내놓는 드라마 KBS2 ‘총리와 나’를 선보였다. ‘총리와 나’는 한국판 ‘러브 액츄얼리’를 표방하며 총리와의 로맨스를 다룬 작품으로 이범수와 윤아를 전면에 내세워 시청자들을 공략했다. 두 사람의 로맨스 뿐만 아니라 가족간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며 추운 겨울에 어울리는 따뜻한 작품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총리와 나’는 연일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꼴찌를 유지하고 있으며 작품으로도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로맨스를 펼치고 있는 남녀주인공인 이범수와 윤아가 이렇다 할 케미(케미스트리)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두 사람의 나이 차이가 지적되어 왔지만 이는 두 사람의 연기력으로 극복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두 사람의 로맨스는 짙어지지만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딱딱한 총리의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한 권율(이범수 분)의 오글거리는 어투와 뻔한 전개도 시청층을 사로잡지 못했다.
↑ 사진=SM C&C |
비록 경쟁작인 SBS ‘별에서 온 그대’에 밀려 고전했지만 꾸준한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고정 시청층을 잡았다. 문제는 지난 1월 15일 KBS2 드라마 ‘감격시대’가 시작된 이후부터다. ‘감격시대’가 방송된 이후 ‘미스코리아’는 점점 하락세를 보이며 호평과는 반비례되는 시청률로 동시간대 꼴찌가 되는 굴욕을 맛봤다. 무엇보다 드라마판은 작가에 의해 돌아간다는 말이 있을 만큼 작가의 영향력이 큰 가운데 SM C&C는 ‘미스코리아’ 시작 전부터 서숙향 작가와 전속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노력을 기해왔기에 이러한 성적은 뼈아프다.
하지만 대중들에게 ‘SM 드라마’라는 꼬리표는 선입견을 줄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SM이 제작한 드라마 ‘맨땅의 헤딩’, ‘파라다이스 키스’, ‘아름다운 그대에게’가 모두 쓴 맛을 봤고 이 목록에 ‘총리와 나’와 ‘미스코리아’까지 올리게 됐다.
대중들이 ‘SM 드라마’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는 이유 중 가장 큰 하나는 자기 식구들 챙기기가 유별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SM에서 제작한 드라마에 자사 배우들이 나오지 않은 적은 없다. ‘맨땅의 헤딩’에 유노윤호, 고아라, ‘파라다이스 키스’에 이연희, 최강창민, ‘아름다운 그대에게’의 설리, 민호 등 모두 남녀 주인공들을 싹쓸이 했다. 주인공을 맡을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 배역을 맡는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대부분의 연기력에 대한 검증이 없는 상태에서 주인공 자리를 차지했다. 이러한 선입견을 해결하기 위해서인지 ‘총리와 나’와 ‘미스코리아’엔 남자 주인공으론 연기력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이범수와 이선균을 배치했지만 결과는 씁쓸하다.
↑ 사진=MBC. SBS |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SM인 만큼 팬들의 수요는 중요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눈에 훤히 보이는 자사 식구 챙기기는 오히려 ‘SM 드라마’라는 꼬리표와 함께 발목을 잡게 됐다. 대중들이 왜 ‘SM 드라마’라면 선입견을 갖고 보는지 제대로 돌아봐야 할 때이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