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제대로 터졌다. 국내 주요 음원차트 1위는 물론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도 연이어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광고계 러브콜도 쏟아졌다. 지난 약 한 달 간 체결한 CF 계약만 10개(2월16일 현재 촬영 건수는 7개)다. 올해 초 '성인식' 콘셉트를 들고 나와 '빵' 터진 걸스데이(소진·민아·유라·혜리) 이야기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걸스데이가 있는 현장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찾았다.
↑ 걸스데이(사진=유용석 기자)
↑ 걸스데이(사진=유용석 기자)
▲AM 07:00 / 졸린 눈을 비비며 서울 역삼동 숙소를 떠난 걸스데이는 오전 7시께 경기도 과천에 있는 한 광고 촬영 현장에 도착했다. "악 아직 사진 찍으시면 안 돼요. 흐잉." 화장을 하지 않아도 예쁘기게만 한데 걸스데이 멤버들은 울상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얼굴이 다소 부은 것 같았다. 특히 민아는 전날 몸살감기가 심했단다. 멀찌감치 떨어져 거울을 통해 차츰 본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지켜봤다. 그리고 새삼 깨달았다. 역시 여자의 변신은 무죄다.
↑ 걸스데이(사진=유용석 기자)
▲ AM 09:21 / 반가운 손님도 등장했다. 꽤 비싼 몸값의 강아지 두 마리가 촬영장을 찾은 것. 의류·잡화 브랜드 '헤지스' 모델로 발탁된 걸스데이는 곧 유기견 보호 캠페인도 진행할 예정이다. 그래서 이날 화보 역시 강아지와 함께 했다. 강아지를 본 멤버들은 귀여워 어쩔 줄 몰라했다. 강아지를 쓰다듬고 보듬어 안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공교롭게도 두 마리 강아지 중 잉글리시 포인터 품종의 이름이 '해리'였다. 이름이 비슷한 걸스데이 멤버 혜리는 다른 한 마리의 강아지를 두고 "이 아이 이름은 뭐예요? 없어요? 그럼 '소진'으로 하죠. 하하." 한바탕 난리가 났다.
↑ 걸스데이(사진=유용석 기자)
▲ AM 10:10 / 본격적인 화보 촬영이 시작됐다. 걸스데이는 이날 촬영에서 섹시한 이미지를 잠시 벗고 청순하고 귀여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럼에도 흘러 넘치는 섹시미는 어쩔 수 없다. 각각 원피스 혹은 핫팬츠를 입은 멤버들의 하의는 역시 '실종'이다. 속살이 보이는 뒤태나 풀어헤친 셔츠 사이로 살짝 비치는 풍만한 몸매는 현장에 있던 남자 스태프들의 마음을 뒤흔들만 했다. 걸스데이 멤버들은 자신들의 인기 비결로 이러한 점을 꼽았다. "우리는 어떠한 콘셉트든 소화를 정말 잘해내지 않나요? 귀엽거나 섹시하거나. 딱 하나의 이미지만 있는 게 아닌 여러 면모를 다 갖고 있어요."
↑ 걸스데이(사진=유용석 기자)
▲ 11:40 / 기가 막힌 타이밍이었다. 한때 '걸그룹 위기설'이 불거졌을 때 소위 '인기 막차'를 탄 그들이다. 데뷔 후 3년 내내 성장세는 탔지만 뭔가 '한 방'이 없었다. 만년 기대주에 머무를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데뷔곡 ‘갸우뚱’부터 ‘반짝반짝’ ‘한번만 안아줘’ ‘나를 잊지 마요’ 등 줄곧 깜찍 발랄한 콘셉트로 나오다가 지난해 ‘기대해’로 첫 섹시미를 부각했다. 이후 ‘여자 대통령’으로 첫 1위를 거머쥐더니 올해 더 섹시해진 ‘썸씽’(Something)으로 정상급 걸그룹 반열에 올랐다. 군대에선 그들이 바로 '군통령(군인들의 대통령)'이다. "달라진 위상이요? 에이 솔직히 그 정도는 아니에요. 전보다 일이 바빠지고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감사할 따름이지만 '스타'가 됐다 느끼지는 못하겠어요."
▲ 12:30 / 점심식사 시간이 됐는데 걸스데이 멤버들은 밥을 먹지 않았다. "오늘 하루종일 사진 찍는데 배 나올까봐 못 먹겠어요." 잠시 쪽잠을 자나 싶더니 수다가 끊이지 않는다. 멤버들은 화보 촬영 중 스태프들이 찍어준 사진을 휴대폰에 옮겨 보기도 하고, 모니터링을 하면서 즐거워했다. 그리고는 다시 강아지와 인증 사진을 찍는데 여념이 없다. 막대 사탕을 물고 깔깔 대며 웃는 모습이 영락없는 소녀들이다. "우리는요. 사실 성격만 놓고 보면 발라드(가수)에요. 감성 충만. 그런 점을 떠올리면 귀여운 쪽에 가까운 것 같은데 무대에서는 섹시한 게 잘 어울린다고 하시더라고요."
↑ 사진=유용석 기자
▲ 14:00 / 계속되는 촬영 속 잠깐 짬이 나 궁금한 점을 물었다. 2월과 3월은 연인 혹은 연인을 꿈꾸는 사람들이 설렐 만한 날이 있다.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다. 걸스데이 멤버들은 이날 무슨 이벤트를 하고 싶을까. "우훗! 군 부대 가보고 싶어요. 지난해 12월 한 지역 방송 때 군인분들 뵌 이후 요즘 못 가봤는데, 과연 지금 가면 어떨까요? 하하. 그때도 '핫'하긴 했지만 이번 '썸씽' 콘셉트가 워낙 섹시하다보니까 그 반응이 정말 궁금해 미치겠어요. 군대를 가봐야 우리의 달라진 인기를 좀 실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하하."
▲ 16:15 / 슬슬 화보 촬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어느덧 함께 한 강아지들과도 작별을 해야 한다. 걸스데이 멤버들은 유난히 강아지를 좋아했다. 강아지를 가슴에 품어안고 뽀뽀를 퍼부었다. 때로는 무릎 위에 앉혀놓고 가만히,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한 현장 스태프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강아지로 태어났어야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민아의 강아지 사랑은 더욱 애틋했다. "본가에 있는 우리 강아지(시츄)가 보고 싶어요. 한살 때 입양와서 14년째 같이 살고 있거든요. 요즘엔 걱정도 많이 돼요. 가족이나 다름없는데…."
↑ 걸스데이(사진=유용석 기자)
▲ 18:00 / 촬영 종료. 걸스데이는 이후 스케줄을 위해 또 다른 장소로 바삐 움직여야 했다. 하지만 팬들을 위한 감사 인사는 잊지 않았다. "얼마 전 팬들에게 전하는 편지를 직접 써봤어요. 팬들에게 편지를 받기만 해봤는데, 직접 써보니 어떤 마음으로 편지를 쓰는지 알겠더라고요. 정말 고맙습니다. 부모님 말고 나 자체를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이 또 누가 있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팬인 것 같더라고요. 그 생각만 하면 뭉클해 집니다. 우리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어요. 항상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