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사상 초유의 연극 전쟁이 시작됐다.
연극계 비수기로 불리는 2월~3월엔 올라가는 작품이 적다는 불문율이 보기 좋게 깨졌다. 국내 최대 공연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는 쏟아져 나오는 연극 덕분에 기획전을 마련할 정도다. 작품성 있는 공연에 목말라하는 연극 팬들을 겨냥한 작품들이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3월 비수기를 점령한 작품 중 하나는 2012년 최고 화제작인 ‘M.Butterfly’다. 국내 초연 무대부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엠.버터플라이(M.Butterfly)’는 오는 3월 8일부터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
‘엠.버터플라이’는 대표작으로 1986년, 국가 기밀 유출 혐의로 형을 선고 받은 전 프랑스 외교관 ‘버나드 브루시코’와 그의 연인 중국 경극 배우 ‘쉬 페이푸’의 충격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차용한 작품으로 극단적인 감정 표현을 해야 하는 르네 갈리마르 역은 배우 이석준, 이승주가 출연해 서로 다른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 사진=연극열전 |
2013년 남산 희곡 페스티벌 낭독 공연에 이어 2013년 7월, 정보소극장에서의 초연 당시 평균 객석 점유율 100%에 달하는 쾌거를 이루며 흥행 돌풍을 이끌었던 ‘나와 할어버지’도 4월 20일까지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작품의 연출이 실제 자신과 할아버지 사이에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쓴 이 작품은 혈기 왕성한 공연대본작가 준희가 작품의 소재를 찾던 중 자신의 할아버지를 관찰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전쟁 통에 헤어진 할아버지의 옛사랑을 찾는데 동행하게 된 준희의 눈을 통해 바라본 할아버지의 삶이 마치 한편의 수필처럼 솔직하고 담백하게 이어진다.
지난 2012년 1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제2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벌’ 참가작으로 선정, 초연 무대를 선보인 ‘유쾌한 하녀 마리사’는 소설가 천명관의 첫 희곡으로 기발함과 유쾌한 해프닝이 돋보인다. 바람난 남편 때문에 좌절한 요한나의 자살시도가 하녀 마리사의 유쾌한 실수로 인해 일순간 살인사건으로 둔갑하게 되는 일련의 해프닝을 그린 블랙 코미디로 3월 6일부터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에서 재공연된다.
이미 여러 차례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에쿠우스’도 2010년 ‘연극열전3’ 첫 번째 작품으로 공연된 이후 4년 만에 관객과 다시 만난다.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가 8마리 말의 눈을 찌른 소년 앨런의 비밀을 캐내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문명의 허위성을 폭로하고 인류 구원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3월 14일부터 5월 17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맞이해 국립극단은 ‘450년만의 3색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세익스피어의 3개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그 첫 번째 작품 연극 ‘맥베스’는 오는 3월 8일부터 2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스코틀랜드 최고의 전쟁 영웅이었으나 왕이 될 것이라는 세 마녀의 예언과 아내의 부추김으로 권력에 대한 욕망에 눈을 뜬 맥베스의 이야기는 인간의 심리를 가장 날카롭게 표현하며 현대인의 무의식과 욕망을 투영해 작품의 현대성을 극대화시킨다.
극단 76의 레퍼토리 연극 ‘관객모독’도 5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기존의 연극의 형식을 부정하여 ‘반(反) 연극’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배우들은 대사를 제멋대로 띄어 읽거나 반복하는 등 기존 언어의 문법과 틀을 깨부순 작품으로 객석을 향해 욕설과 조롱을 퍼붓고 공연 마지막에는 객석에 물세례를 퍼붓는 것이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다.
지난해 ‘여기가 집이다’로 제6회 대한민국 연극상 대상을 수상하고 연극평론가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 7’에 선정되면서 2014 대세로 급부상한 극작가 겸 연출가 장우재의 신작 ‘환도열차’는 1954년, 부산에서 떠난 환도열차가 2014년 서울에 나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