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사진 유용석 기자]
2010년 7월 10일 데뷔, 평균연령 17.3살. 6인조 아이돌 그룹 틴탑(TEENTOP)의 시작이었다.
빅뱅을 위시로 샤이니, 2PM, 비스트, 엠블랙 등 2007~2009년 데뷔한 쟁쟁한 선배그룹들이 왕성하게 활동을 펼칠 시기 ‘정글’에 내던져진 햇병아리 신인 틴탑으로서, 돌이켜보면 그 땐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 과제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 7개월이 흐른 2014년 2월, 틴탑의 현 주소는 실로 놀랍다. 정식 데뷔도 하기 전 일본 6개 도시 아레나 투어를 성공적으로 끝마치는가 하면, 올 여름까지 20개국 월드투어를 앞두고 있다.
무대 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흘린 땀과 눈물의 보상일까. 4년이라는 시간의 힘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만큼이나 틴탑 역시 한 뼘씩 자랐다.
망설임 없이 국내 톱클래스 아이돌이라 할만 한 이들은 성숙하면서도 노련한 무대 매너로 팬들과의 거리도 한 뼘씩 줄였고, 팬들 역시 일당백의 함성으로 화답했다.
그리고 이제, 틴탑은 세계무대를 향해 다부진 하이킥을 날린다.
틴탑은 22, 23일 이틀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틴탑 2014 월드 투어 ‘하이킥’ 인 서울(Teen Top 2014 World Tour ‘High Kick’ in Seoul)’를 개최하고 1만 명의 팬들을 만났다.
이번 서울 공연은 일본 아레나 투어를 시작으로 진행된 틴탑 월드투어의 본격적인 포문을 여는 공연이자 데뷔 후 두 번째로 개최하는 국내 단독 콘서트였다.
자칭 “옆집에 살 것 같은 흔한 동생들”의 매력은 예상보다 치명적이었다. 데뷔 초부터 ‘자칼돌’이라는 닉네임을 이들은 흐트러짐 없는 각으로 좌중을 압도하는가 하면, 때로는 어수룩해 더욱 정감가는 매력으로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했다. 한 번 틴탑에 빠지면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한다는 팬들의 행복한 하소연(?)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들의 무대를 빛나게 해준 것은 실력이었다. 여느 아이돌과 달리 지난 4년간 팀 활동에 주력해온 틴탑인 만큼 이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한류돌’로서 손색이 없는 실력과 팀워크를 보여줬다.
시작부터 절정을 넘어 ‘엔딩’ 분위기였다. 지난 가을 ‘LTE급’ 인기를 과시한 곡 ‘장난아냐’로 오프닝부터 작정하고 달리기 시작한 틴탑은 ‘길을 걷다가’ ‘향수 뿌리지마’ 등 익숙한 선곡을 전반부에 배치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놀랍게도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틴탑은 그동안 갈고 닦은 내공을 불사르며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다. ‘사랑하고 싶어’, ‘데이트’, ‘스탑 걸’, ‘너 땜에 못살아’ ‘못났다’ 등 달콤하면서도 친근한 선곡으로 장내를 온통 보라빛으로 물들인 팬들과 하나가 됐다.
이번 콘서트는 상당한 비중으로 펼쳐진 개별 무대로 미처 몰랐던 멤버별 매력이 유감없이 공개된 기회이기도 했다. 첫 주자 엘조가 릴웨이의 ‘미러’를 선곡, 상처받은 남자의 거친 면모를 드러낸 데 이어 창조는 윌로우의 ‘파이어볼’의 강렬한 퍼포먼스를 통해 ‘찢창조’로 거듭났다.
캡은 일렉트로 보이즈의 ‘마마’를 개사, 깊은 감성에 카리스마가 더해진 무대를 연출했다. 곡 말미에는 이 시대 모든 어머니를 위해 큰절을 해 감동을 선사했다.
감동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어진 니엘의 ‘더 웨이 유 메이크 미 필’ 무대는 마이클 잭슨의 환생이라 해도 될 정도로 완벽한 퍼포먼스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특히 여성 댄서의 몸을 훑는 퍼포먼스는 다수 팬들에게 짧고 강렬한 충격을 선사했다.
또 막내 리키는 노을의 ‘청혼’을, 천지는 나윤권의 ‘나였으면’을 각각 선곡, 그간 숨겨뒀던 달콤한 매력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래퍼 엘조와 캡의 첫 자작곡도 공개됐다. 엘조의 발라드 자작곡은 ‘러브 유’는 창조, 니엘, 리키, 천지 등 틴탑의 보컬라인이 완벽한 하모니로 열창, 틴탑의 팀워크와 뮤지션으로서의 잠재력을 짐작하게 했다. 캡이 작사에 참여한 ‘미싱 유’ 역시 재즈풍으로 기존 틴탑이 보여준 바 없는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날 틴탑은 라이브 밴드와 함께 기존 곡들을 재편곡해 강렬하고 풍부한 사운드를 강조했다. 공연 중간, 데뷔곡 ‘박수’와 이듬해 인기를 얻은 ‘수파 러브’로 초심을 다잡은 이들은 ‘투 유’, ‘돈트 아이’, ‘락스타’, 수록곡 메들리 및 ‘미치겠어’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로 흥을 돋았다.
후반부로 갈수록 틴탑의 자유분방한 매력 포텐이 터졌다. 공연 초반 ‘하이킥’이라는 타이틀에 대해 “높게 차라는 뜻도 있지만, 그보다 공연에 오신 여러분의 머리를 정신 없이 뒤흔든다는 의미”라고 설명한 바와 같이 후반부로 갈수록 팬들의 보랏빛 야광봉은 이리저리 발광했다.
앙코르곡 ‘나랑 사귈래’, ‘긴 생머리 그녀’에 이어 마지막을 수놓은 ‘앤젤’까지. 팬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틴탑을 연호했다. 그리고 틴탑은 이제 갓 평균연령 스무살이 된 싱싱한 아이돌답게, 지치지 않는 에너지로 두 시간 반을 채우며 또 다른 출발점에 선 현 상황을 팬들과 함께 자축했다.
3년 반 넘는 활동이 드디어 만개할 시기. 틴탑에게 월드투어는 단지 시작일 뿐이다. 틴탑은 이번 서울 공연을 기점으로 3월 미주 (뉴욕, LA, 산호세, 달라스), 4월 캐나다(토론토), 유럽(헝가리, 파리 등), 중국(상해 등), 대만, 홍콩, 남미 등지에서 월드투어를 이어간다.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