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테이큰'(2002)의 만족감이 이리도 컸을까? 배우 리암 니슨이 액션을 한다면 다들 눈을 치켜뜨고, 얼마나 대단하게 몸을 굴리는지 지켜보자고 덤빈다.
고공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논스톱'을 바라보는 시선도 그렇다. 항공보안요원이 비행기 승객을 위협하는 테러리스트와 대결을 펼치는 영화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논스톱'은 주인공 빌 막스(리암 니슨)가, 자신을 테러리스트로 오해받게 한 똑똑하고 치밀한 범죄자를 상대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승객들을 구출하는지가 포인트인 작품이다.
영화는 빌의 환각 상태인 것처럼 뿌옇게 시작한다. 비행기를 타기 전 술 한 모금을 마시고 몽롱한 상태인 듯한 빌. 주위에서 누가 불러도 잘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베테랑 뉴욕 경찰관이었던 그는 직감적으로 사람들을 관찰하고, 비행기에 탑승한다.
이륙 공포증이 있는 그가 가까스로 비행에 적응한 뒤 도착한 한 통의 문자. '1억 5000만 달러를 보내지 않으면 20분 만에 한 명씩 비행기 안에 있는 사람들을 죽이겠다'는 위협이다. 승객의 안전이 최우선인 빌은 문제를 직감한다. 그 뒤 벌어지는 일들은 승객을 긴장하게 하고, 관객들마저 그 비행기에 같이 탑승한 사람들처럼 살 떨리게 한다.
영화는 제한된 공간인 비행기 안에서 도대체 누가, 어떻게 범행을 저지르는지 궁금해하게 한다. 20분마다 한 명씩 죽이겠다는 테러범의 이야기가 맞아떨어질 때, 궁금증은 더 커진다. 테러리스트와 빌이 나누는 문자 내용을 화면 전체에 띄우는 형식이 궁금증과 더불어 긴장감을 더 높이는 역할을 한다.
관객은 어느새 범인 추리에 들어간 자신을 발견할 게 분명하다. 빌의 옆자리에 앉은 친절한 젠(줄리안 무어)? 뭔가 미심쩍은 승무원 낸시(미셸 도커리)? 의심 가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촉이 좋은 관객은 이미 범인을 찾았을 수도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 끝날 때까지 긴장감이 가득한 영화는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데 자움 콜렛 세라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 덕이다.
예순 살이 넘은 리암 니슨의 액션은 덤이다. 여전히 눈길을 끌만큼 충분히 매력적이다. 또 다른 보안 요원과 좁은 화장실에서 격투를 벌이는 장면은 감각적이고 흥미롭다. 승객들과 대치하고, 범인들과 싸우는 장면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 리암 니슨의 액션은 과하지 하고 현실적이다.
물론 빌을 너무나 영웅적으로 그렸고, 다른 하이재킹 영화나 액션영화와 비슷한 면도 없진 않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감상할 만한 작품이다. 106분. 15세 이상 관람가.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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