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파스타’ 드림팀도 살리지 못한 아쉬운 해피엔딩
[MBN스타 금빛나 기자] 1997년도 IMF에 눈물짓던 청춘들을 위한 MBC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가 미스코리아 진이 된 배우 이연희의 미모만 남긴 채 심심한 해피엔딩으로 안방극장에 안녕을 고했다.
26일 방송된 ‘미스코리아’에서 엘리베이터 걸에서 97년 미스코리아 진이 된 지영(이연희 분)과 망한 화장품 업계 사장에서 화장품업계 새롭게 떠오르는 사장이 된 형준(이선균 분)의 마지막 로맨스가 그려졌다.
형준이 개발한 첫사랑 립글로스를 바르고 백화점 광고를 찍은 지영과 무심한 척 언론에게 립글로즈 화장법을 공개한 퀸미용실의 마원장(이미숙 분) 덕분에 그의 제품은 날개가 돋친 듯 팔려나가기 시작한다. 립글로스의 성공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형준은 자신을 믿고 지지해주는 지영에게 훗날 비싼 돈을 주고 비비화장품의 모델로 데리러 올 테니 그때까지 기다려 달라며 에둘러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그런 형준의 고백에 지영은 환하게 웃으며 그를 향한 마음에 변함이 없을 것임을 알렸다.
↑ 사진=미스코리아 캡처 |
이밖에 지영을 향한 짝사랑으로 잠시 삐뚤어졌던 이윤은 결국 지영을 향한 마음을 포기한 후 속 시원하게 웃었으며, 퀸메이커 마원장은 98년도 미스코리아 후보를 물색하며 마지막까지 변함없는 카리스마를 드러냈다. 동네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지영의 가족들은 불황 속에서도 자신들이 직접 재배한 무공해 콩나물을 통해 희망찬 미래를 그리는 등 모두가 끝이 아닌 다음을 기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미스코리아’는 97년도 미스코리아 대회를 중심으로 이와 얽힌 인물들의 욕망과, 그 욕망들이 맞부딪치면서 일어나는 갈등과 질투, 그리고 와중에 일어나는 사랑들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다. 극중 인물들 모두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끝까지 달려 나갔다. ‘미스코리아’는 이런 이들을 응원하듯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며 안방극장을 훈훈함으로 물들였다.
↑ 사진=미스코리아 캡처 |
‘미스코리아’가 처음 당면한 문제는 여주인공으로 발탁된 이연희의 연기력이었다. 얼굴만큼은 미스코리아에 어울리는 이연희는 그동안 예쁜 얼굴에 비해 다소 부족한 연기로 숱한 연기력 논란에 시달려 왔었다. 지난해 드라마 ‘구가의 서’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고 하나, 여전히 한 작품을 이끌기에는 부족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이연희는 이러한 사람들의 우려를 안심시키듯 전 보다 한층 안정된 연기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켜 나갔다.
그러나 이런 이연희도 14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전지현 앞에서는 너무 약했다. 전지현의 장기인 코믹연기와 초능력을 사용하는 외계인에 도전한 김수현의 매력을 백분 살린 SBS ‘별에서 온 그대’는 ‘미스코리아’와 맞대결에서 단번에 승기를 잡으며 승승장구했다.
끝도 없이 오르는 ‘별에서 온 그대’의 상승세 앞에 ‘미스코리아’는 위축된 듯 화려해야 할 극중 미스코리아 대회를 너무나 작은 규모로 그리며 보는 재미를 반감케 했다. 당시 최고의 볼거리였던 미스코리아 대회였지만, 정작 드라마 속 대회장은 드문드문 빈자리가 많이 보였으며, 하이라이트가 돼야 할 본선 무대는 지나치게 짧게 다뤄져 아쉬움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너무 뻔한 전개에 있었다. 제목이 ‘미스코리아’인 것처럼 아무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영이 미스코리아가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했으며, 그러
결국 방영 내내 2% 부족함을 드러냈던 ‘미스코리아’는 이연희의 예쁜 미소와 발전가능성만 남긴 채 조용히 막을 내렸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