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한국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씨어터에서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여성 코미디언 엘렌 드제너러스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작품상과 감독상 남·여주연상 조연상, 장·단편 애니메이션과 작품상을 비롯해 20여 개 부분에 상을 줬다.
‘노예 12년’의 스티브 맥퀸은 흑인 감독으로 아직껏 한 명도 수상하지 못한 작품상을 받았다. 아카데미상 수상자를 뽑는 아카데미 회원들은 보수적인 성향으로 유명하다. 이전에도 흑인감독으로는 1991년 ”보이즈 앤 후드‘의 존 싱글턴, 2009년 ‘프레셔스’의 리 대니얼스 감독이 후보로 지명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그동안 백인외에 감독상을 받았던 감독은 작년 ‘라이프 오브 파이’와 2005년 ‘브로크백 마운틴’울 연출한 리안 감독이 유일하다.
총 10개 부문으로 최다 노미네이트 돼 다관왕을 노렸던 ‘그래비티’는 기술상 부문 시각효과상과 음향상, 음향편집상과 촬영상, 편집상 등 싹쓸이 했으며, 음악상에 감독상까지 수상하며 시상식 7관왕에 올랐다.
감독상을 수상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같은 작품으로 이미 영국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는 생애 첫 오스카상을 손에 쥐고 “영화를 위해 함께한 배우 및 스태프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 엄청난 시간이 걸렸지만 훌륭한 작품이 나와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노예 12년’의 스티브 맥퀸 감독과 접전을 벌였지만 마지막에 웃었다.
남·여주연상은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매튜 맥커너히와 ‘블루 재스민’의 케이트 블란쳇’이 가져갔다. 극중 론 우드루프역을 맡은 매튜 맥커너히는 에이즈 환자를 위해 20kg를 감량하는 투혼을 보였다. 남우주연상 강력한 후보였던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올해도 오스카상과 인연이 없었다. 앞서 그는 제 7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코미디·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지만, 아카데미 수상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여우주연상 수상자는 ‘블루 재스민’의 케이트 블란쳇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그는 앞서 열린 골든글로브에서 각각 드라마 부분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남·여조연상은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자레드 레토와 ‘노예 12년’의 루피타 니옹고가 가져갔다. 자레드 레토와 루피타 니옹고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생애 첫 오스카 트로피를 받았다. 당초 여우조연상은 ‘아메리칸 허슬’의 제니퍼 로렌스가 유력했지만 아카데미는 케냐 출신 루피타 니옹고의 손을 들어줬다.
국내에서 천만 관객 돌파로 화제를 모은 ‘겨울왕국’은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받았으며, ‘위대한 개츠비’는 미술상과 의상상으로 2관왕에 올랐다. ‘미스터 허블롯’은 단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으며, ‘더 그레이트 뷰티’는 외국어영화상, ‘20 피트 프롬 스타덤’는 장편 다큐멘터리상, ‘더 레이디 인 넘버 6’는 단편다큐멘터리상, ‘헬륨’은 단편영화상을 각각 수상했다.
◆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작 명단
▲최우수 작품상=‘노예 12년’
▲감독상=알폰소 쿠아론(‘그래비티’)
▲남우주연상=매튜 매커너히(‘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여우주연상=케이트 블란쳇(‘블루 재스민’)
▲남우조연상=자레드 레토(‘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여우조연상=루피타 니옹고(‘노예 12년’)
▲각색상=‘노예12년’
▲각본상=‘허’
▲장편애니메이션상=‘겨울왕국’
▲단편애니메이션상=‘미스터 허블롯’
▲외국어영화상=‘더 그레이트 뷰티’
▲장편 다큐멘터리상=‘20 피트 프롬 스타덤’
▲단편다큐멘터리상=‘더
▲단편영화상=‘헬륨’
▲주제가상=‘겨울왕국’의 ‘렛 잇 고’
▲음악상=‘그래비티’
▲촬영상=‘그래비티’
▲의상상=‘위대한 개츠비’
▲편집상=‘그래비티’
▲분장상=‘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미술상='위대한 개츠비'
▲음향편집상=‘그래비티’
▲음향상=‘그래비티’
▲시각효과상=‘그래비티’
최준용 기자 cjy@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