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스릴러 분위기다. 냉혹한 살인마 태수(이민기)와 그 살인마에게 동생을 빼앗겨 찾아다니는 정신 연령이 낮은 여자 복순(김고은)의 사투. 잔혹한 스릴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희소식일지 모른다. 예고편만을 보면 그렇다.
그런데 초반부터 미심쩍다. 코미디의 기운이 흐른다. 복순을 밝은 분위기로 그렸다. 그래도 살인마와 대립각을 이루는 묘미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밝은 기운은 좋은데 코미디는 반 박자 느리거나 빠르다. 코미디 요소가 헷갈린다. 블랙코미디적 요소 때문인 듯싶다. 스릴러에 이런 코미디 요소를 넣어 관객을 궁금하게 만드는 감독의 용기는 일단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영화 '몬스터'는 태수와 복순이라는 두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나리와 복순. 복순은 동생을 찾기 위해 나리와 함께 태수의 거처를 찾아낸다. 복순이 동생의 죽음을 아는지 모르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는 무작정 태수를 쫓는다. 그리고 대결을 펼친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드는 궁금증이 있다. 복순은 동생 은정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리를 위한 싸움을 벌인다는 것. 응? 이게 무슨 일?
아무리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나리와 친해졌다고는 하나 십몇 년을 같이 산, 그것도 은정이 없으면 죽고 못 살 것 같은 복순이 동생보다 나리에게 마음이 끌리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영화는 이외에도 편집 지점이 잘못됐는지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긴 하다. 분명히 졸지 않았는데도 궁금증이 많아지고 개운하지 않은 게 아쉽다.
광기에 휩싸인 태수와 천진하지만 복수를 위해 몰입한 여자 캐릭터는 영화 속에서 제대로 살아났다. 특히 이민기의 호감 미소가 비호감이 되고 무서워지는 건 제대로 역할을 한 듯하다. 나무젓가락을 이용해 상대를 찌르고 살해하는 건 섬뜩함 그 자체다. 추격전은 긴박하기까지 하다. 114분. 청소년관람불가. 1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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