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성은 기자] 사공이 많으니 배는 산으로 갔고, 차린 것이 많았지만 먹을 것은 없는 밥상이었다.
13일 tvN 목요드라마 ‘식샤를 합시다’의 마지막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주인공들의 행복한 결말이 그려졌다.
동화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사랑에 실패한 왕자님은 또 다른 공주님을 찾았고, 외사랑에 아파하던 또 다른 공주님 역시 운명과도 같은 짝을 만났다. 그리고 이 동화의 중심이었던 주인공들은 누구보다 행복한 마지막을 맞이했다.
↑ 사진=식샤를 합시다 캡처 |
하지만, ‘먹방’을 베이스로 깔고 이 모든 것을 전개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쉴 틈 없이 이어졌던 빠른 전개는 마지막화에서 결국 폭발했다.
후속작 홍보를 위해 등장한 것 같은 라미란, 김현숙을 제외하고 엄현경과 이일화는 누가 보더라도 ‘행복한 결말’을 위해 초대된 사람들이었다.
이수경(이수경 분)과의 사랑에 실패한 10년 차 ‘짝사랑남’ 김학문(심형탁 분)은 ‘청순 먹방녀’ 엄현경의 먹방을 보며 사랑에 빠진다. “이번엔 놓치지 않겠다”는 달콤한 말로 사랑의 시작을 알렸지만, 그의 갑작스러운 사랑에는 당위성이 부족했다.
제작진은 마치, 엄현경의 먹방이 대단한 매력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렸다. 찰나의 순간, 엄현경의 먹방을 보고 사랑에 빠지는 김학문의 모습은 로맨틱보다는 황당함이었다.
여기에 미스테리한 모습으로 시청자와 윤진이(윤소희 분)를 공포에 떨게 했던 현광석(필독 분) 역시 행복한 현재를 보낸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윤진이를 향한 분노를 키워갔던 그는 과거를 모두 잊은 뒤 어머니 이일화(이일화 분)와 함께 새로운 출발을 한다.
‘가족’ 때문에 아파했던 그에겐 최고의 선물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새로운 사랑의 징조까지 더해졌다. 바로 윤진이와 그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오간 것. 물론 윤진이를 향하는 현광석의 감정이 증오, 분노에 가깝긴 했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친구가 되어준 그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완전한 허구는 아니었다.
↑ 사진=식샤를 합시다 캡처 |
결과만 놓고 보면 먹방, 로맨스, 나밖에 모르던 여주인공의 성장, 스릴러 이 모든 장르가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마지막 이야기의 순간순간이 ‘해피엔딩을 위한 억지설정’이라는 인식을 쉽게 지우기는 힘들 것이다.
안성은 기자 900918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