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식상한 캐릭터 설정에 뻔한 전개, 그리고 유치한 사건사고까지. MBC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가 전형적인 로맨틱코미디의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13일 방송된 ‘앙큼한 돌싱녀’에서 블랙컨슈머(부당한 이익을 취하고자 고의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로 인해 눈물짓는 애라(이민정 분)와 그런 그녀를 뒤에서 조용히 돕는 정우(주상욱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D&T 소프트 벤처스의 신입사원이자 국회의장의 아들 승현(서강준 분)의 도움으로 애라의 어머니 숙자(권기선 분)가 운영하는 고시국밥집은 모바일 쇼핑 시범 대상에 선정되고, 이후 할인쿠폰 이벤트를 통해 국밥집은 문전성시를 이루게 된다.
애라의 철없는 오빠 수철(김용희 분)은 홍보를 해야 한다며 캠코더로 손님들이 가득한 국밥집 풍경을 찍으며 평화로운 광경을 담아낸다. 그러던 중 문제가 발생한다. 애라의 국밥집 손님 중 하나가 식중독으로 입원한 것. 이를 알게 된 애라는 급히 병원으로 달려가 무릎을 꿇고 사과하지만, 이 환자는 막무가내로 합의금을 요구한다.
↑ 사진=앙큼한 돌싱녀 캡처 |
애라네 식구들과 친한 승현은 캠코더로 그날의 풍경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그 결과 식중독에 걸린 손님은 그날 고시국밥집의 음식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정우의 도움으로 블랙컨슈머를 쫓아낼 수 있게 된 애라는 정우를 옥상으로 불러내 고맙다는 말과 함께 그동안 미안했으며 인턴기간만 마치면 회사를 관 둘 예정이라고 말한다. 힘들었던 시절 애라에게 일방적으로 이혼을 당해 이에 대한 상처가 정우는 그녀를 불신하며 가시 돋친 말을 건네고, 이에 화가 난 애라는 맞받아치면서 언성을 높인다.
한바탕 감정싸움을 끝낸 애라는 정우만 남겨 둔 채 옥상을 떠나고, 정우는 혼자 남아 심란한 마음을 정리한다. 정우와 애라가 싸운 옥상 한 편에는 여진(김규리 분)이 있었다. 처음 자신이 짝사랑하는 정우가 옥상으로 가자 이를 의아하게 여긴 여진은 별 생각 없이 그의 뒤를 따라 나섰다가 사랑의 오작교가 돼줄 줄 알았던 애라가 사실은 정우의 전 부인임을 알고충격을 금치 못했다.
↑ 사진=앙큼한 돌싱녀 캡처 |
이 같은 빠른 전개는 단기간에 사건이 벌어지고 해결되기까지의 과정을 극적으로 다루며,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늘어지지 않도록 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문제는 지나치게 빠르다보니 디테일이 너무 많이 생략됐다는 것이다. 정우의 한 마디로 블랙컨슈머를 잡게 된다는 설정은 단순해 보였으며, 블랙컨슈머가 등장한 날 수철이 캠코더를 들고 가게풍경을 촬영했으며, 그 와중에 블랙컨슈머의 모습이 포착됐다는 점은 우연의 요소가 많았다.
연출 또한 식상했다. 애라와 싸운 후 힘들어하는 정우의 뒷모습을 찍은 카메라는 조금도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고 여진의 모습을 같이 담아냈다. 배신감을 느끼는 표정과 이후 여진의 악녀변신의 가능성을 드러낸 이 장면은 이미 삼각관계를 그리는 드라마라면 공식으로 등장하는 연출요법 중 하나로, 너무 뻔하고 지루하게 느껴졌다.
이제 겨우 6회 달려온 ‘앙큼한 돌싱녀’는 지금까지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