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사랑스럽고 천사 같은 그녀의 미소가 상대방을 눈 녹듯 사르르 녹이며 무장해제 시킨다.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매력이 가득한 배우 김향기의 힐링 에너지가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든다.
올해 15살이 된 김향기는 순수함으로 무장한 때 묻지 않은 15살 소녀였다. 어린 나이에 버거울 법한 인터뷰를 종일 소화하고 있었지만 의연한 자세로 질문에 정성스럽게 답하며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우아한 거짓말’은 아무 말 없이 세상을 떠난 14살 소녀 천지(김향기 분)가 숨겨놓은 비밀을 찾아가는 엄마 현숙(김희애 분)과 언니 만지(고아성 분), 그리고 친구 화연(김유정 분)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 중 김향기는 그저 착하고 속 깊은 막내딸 천지로 분해 타고난 연기력을 과시했다.
↑ 사진=나무엑터스 |
김향기에게 ‘우아한 거짓말’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물으니 “되게 되게 많은데”라며 환하게 웃었다.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하니 그녀는 줄줄이 이유를 설명해가며 ‘우아한 거짓말’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중학교 1학년 때 영화 ‘완득이’가 교과서에 실렸다. 그래서 궁금했다. 또 책을 읽었을 때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책을 못 읽어보신 분들에겐 영화를 통해서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천지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도 좋았고, 고아성 언니도 평소에 닮았다는 얘기를 들어서 만나고 싶었는데 만나게 돼서 좋았다. 김희애 선배님 역시 광고나 드라마를 보면서 팬이 됐었는데 엄마로 나와서 좋았고, 김유정 언니는 항상 친했던 언니인데 같이 나와서 좋았다.”
김향기는 극 중 천지가 어두운 아이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원래 어두운 아이는 아니고, 어른스러운 아이일 뿐이다. 주변 사람들을 많이 생각하고, 내 행동이나 말로 인해서 상대방이 어떨지 생각하는 아이인 것이다. 집에 있을 때는 평범한 딸이자 동생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극 중 천지는 은따(은근히 따돌리다)를 당하거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고, 가족에게 자신의 현재 상황을 제대로 말 못하는 상황 등 가슴 아픈 일을 겪는다. 김향기는 이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감정 몰입에 노력해야 했다. 특히 대사보다는 눈빛 하나로 모든 것을 표현해야 했기에 더 어렵게 느꼈을 법하다.
‘우아한 거짓말’은 감동과 마음을 보듬는 여운뿐만 아니라 곳곳에 숨겨둔 웃음 장치로 관객들을 웃고 울린다. 특히 짧은 등장에도 미친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내는 배우 유아인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유아인과 함께 하는 분량은 적었지만 김향기는 유아인과의 촬영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같이 있는 신이 적어서 아쉬웠는데, 처음 봤을 때 유아인의 그런(가발 쓴) 모습을 처음 봐서 신기하기도 했고 어색하기도 했다. 가발을 썼지만 멋있더라.(웃음) 실제로 본 유아인의 모습이 스크린에선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너무 궁금했다. 영화를 보고 나니 기대했던 것 보다 너무 강한 존재감으로 나왔던 것 같다. 너무 재밌었다.”
2006년 영화 ‘마음이’로 데뷔해 필모그래피를 쌓아오고 있는 김향기는 다른 사람을 연기해보고 잠깐이라도 그 인생을 살아보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연기의 매력에 대해 물으니 진정성 있는 답이 돌아왔다.
“연기는 다른 사람을 경험해보는 건데, 연기를 통해서 어떤 상황을 겪었을 때 (그 상황에서 느끼는) 마음을 잘 알 수 있다. 내가 연기를 함으로써 연기를 잘 소화해서 다른 사람이 보면서 즐거움을 느끼거나 슬픔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좋은 일인 것 같다. 연기하는 것 자체가 좋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우아한 거짓말’을 한마디로 ‘도덕’이라고 칭했다. “당연히 지켜야하는 건데 실제로 살면서 신경 안 쓰게 되는 게 도덕이다. 근데 ‘우아한 거짓말’ 보고나면 그런 일들이 흔히 일어나는데, 알아도 모른척하는 걸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