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팔자걸음으로 이곳저곳을 누비며 당찬 매력을 발산하는 영화 ‘수상한 그녀’ 속 오두리는 70대 할머니 오말순이 20대의 몸을 가지게 되면서 탄생한 캐릭터다.
귀여운 외모에 찰치고 구수한 욕으로 웃음, 재미, 감동 3종 세트를 관객에 선물해준 오두리. 이런 오두리의 매력을 좀 더 알아보기 위해 그녀를 직접 만나보기로 했다.
오두리와 만난 곳은 청춘사진관이다. 청춘사진관은 오말순이 사진을 찍으러 들어갔다가 오두리로 변신하게 되는 계기를 맞아주는 특별한 곳이다. 털털한 웃음으로 반갑게 기자를 맞이한 오두리는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한 추억을 함께 회상해 보기로 했다.
손진아 기자(이하 손): 안녕하세요. 의미 있는 장소에서 인터뷰를 하게 돼 너무 영광이에요.
오두리(이하 오): 그려? 나도 좋구만. 허허. 이곳은 나에게 의미가 많은 곳이야. 제2의 인생을 살아볼 수 있는 기회도 줬고, 내 삶에서 후회하던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기회를 줬지.
손: 정말 의미가 남다를 것 같아요. 처음에 젊어진 자신의 모습을 보고선 소리를 지르던 오두리 님의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당시 심정은 어땠나요?
오: 젊어진 모습을 처음 본 게 버스 안 인디, 창문에 비친 아리따운 젊은 여성을 보고 ‘이건 누군가’ 했제. 지금은 별 느낌이 없지만 그땐 깜짝 놀랐구먼. 그래도 곧바로 ‘이것은 하늘이 주신 기회인거여’라고 생각했제. 허허.
손: 하늘이 주신 기회라..어떤 의미인가요?
오: 뭐, 내가 젊었을 때 못해보거나 이루지 못했던, 후회했던 걸 다시 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도 있고 무엇보다 풋풋한 설렘을 다시 한 번 느껴볼 수 있다는 거?
손: ‘풋풋한 설렘’이라고 하니 한 분이 떠오르네요.(웃음) 그분(한승우 PD)과 와인을 마시며 이상형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떠올라요. 거침없지만 나름 귀여운 부분이 보였달까.
오: 내 이상형은 지금도 변함없어. 남자는 그저 처자식 안굶기고 밤일만 잘하면 되는겨!
손: 하하. 그런데, 직접 만나보니 더 곱고 예쁘신 것 같아요. 소싯적에 남자들이 줄 좀 섰겠는걸요?
오: 워뗘? 기자님도 반해버린겨? 내 이름이 그냥 오두리겠어? 내 옷도 오드리 햅번 스타일이잖아. 이건 아무나 소화할 수 있는 게 아니여. 오호호.
손: 외모도 외모지만, 목소리도 너무 좋으세요. 특히 전 ‘하얀나비’를 부를 때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오: 그렇제? ‘하얀나비’ 가사가 참 좋아. 내 진짜 젊은 시절도 생각나고, 행복하면서도 가슴 한켠이 시리더라고. 무엇보다 젊을 때 못했던 꿈을 이뤘으니…. 이젠 여한이 없어.
손: 그 모습은 ‘수상한 그녀’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힐 만큼 감동적이었어요. ‘
오: 내가 기자님을 비롯해 모두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건 한 가지여. 젊어서 할 수 있는 건 모든 해보고 즐겨야 돼. 그리고 늙은이를 귀찮게 생각하지 말아줘. 가족에게 버림받는 그 기분, 그 상처는 정말 말로 표현이 안되니껜.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