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이름 석 자 알리지 못해 슬퍼하는 스타들이 수두룩하다. 그런데 이름을 알렸는데도 슬픈 스타들도 있다. 사실 슬픔보다는 불편하다는 쪽이 더 맞는 표현이겠지만, 대중들에게 많이 비춰지고 싶은 이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인터넷에서 이름 찾기란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 수준이니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이보다 슬픈 일이 어디 있겠는가.
특히 자신들과 관련된 뉴스 하나를 보자 치면 온갖 뉴스들을 헤집고 하나 찾을까 말까다. 예를 들어 그룹 H.O.T 출신 가수 강타의 이름을 검색하면 <아이유 효과?… 하이포 '봄 사랑 벚꽃 말고' 음원 차트 강타> <‘밀회’ 심혜진, 불륜남편 김용건 급소 강타 ‘통쾌’> <청와대 찍은 북 무인정찰기, 여의도를 강타?> <태안 2.6 지진, 일주일 만에 또 한반도 강타? 이유 알고 보니…?> 등의 기사가 나온다. 한 바닥 총 10개 기사 중 진짜 가수 강타와 관련이 있는 기사는 겨우 2개뿐이다.
심지어 최근 활발한 활동을 했던 가수 비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한 글자 이름을 가진 스타들은 더욱더 검색에 어려움을 겪는다. 미쓰에이 민, 빅뱅의 탑 등이 그렇다. 비는 <김새론, 악당들에 쫓긴다?..블락비 신곡 MV 스포일러 컷> <당분간 고온현상, 낮 기온 20도 웃돌 전망…주말에는 비 소식> 날씨와 ‘비’라는 글자가 들어간 모든 기사와 함께 검색된다. 비 역시 한 바닥 중 단 하나의 기사만 실제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가수 지나, 소녀시대 유리, 비원에이포 바로. 신화 전진, 배우 고수, 공유, 이완 등도 이에 해당된다. 이는 대체적으로 이름이 또 다른 뜻을 가지고 있을 경우다. 특히 활동을 쉬고 있는 기간이라면 더 심각해진다.
최근 가수 현미는 KBS2 예능프로그램 ‘배워야 산다’에 출연해 이 같은 고충을 몸소 체험하기도 했다. 스마트 기기를 배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현미는 후배 가수 홍진영에게 휴대전화를 이용한 인터넷 사용법을 배웠다. 그녀는 검색창에 ‘현미’라고 자신의 이름을 검색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프로필이 아닌 <발아 현미> <친환경 유기농 현미> <현미의 효능>의 파워링크가 먼저 자리하고 있어 굴욕을 맛봤다. 뉴스섹션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또 현재 엔오엠(N.O.M)이라는 팀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팀을 결성할 당시 ‘놈’ ‘엔오엠’ 등을 두고 고민했지만 결국 ‘엔오엠’을 택했다. 이유는 이름을 알려야할 신인인데 ‘놈’으로 했을 경우 온갖 잡다한 기사들이 검색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노출이 쉬운 ‘엔오엠’으로 결정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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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비와 지나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비의 경우 일기예보가 시시때때로 나오기 때문에 검색하는 데 어려움이 항상 있다. 하지만 비라는 예명 외에도 정지훈이라는 본명도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가수 비’ 혹은 ‘정지훈’이라고 검색을 하면 크게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
또 지나에 대해서는 “지나가 정말 극심한 편”이라며 “특히 기사 안에 ‘지나간다’ ‘~를 지나’ 등이 제법 자주 쓰이기 때문에 걸리더라. 지나 역시 검색할 때는 ‘가수 지나’라고 검색해야한다. 그래도 다행인 건 정확도 순으로 검색을 하면 그냥 ‘지나’라고 써도 잘 검색이 되더라”라고 덧붙였다.
이름이 또 다른 의미의 단어와 같은 경우 외에도 이름 검색으로 고충을 겪는 경우는 또 있었다. 이들과 같은 소속사에 몸담고 있는 아이돌그룹 비투비가 그 예다. 비투비의 현식은 배우 임현식과 이름이 같아 경험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비투비 현식의 경우 작곡 말고는 개별 활동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최근 배우 임현식 씨가 예능에 출연하면서 기사화되는 경우가 많더라. 심지어 행사에 가면 이름이 낯이 익어서인지 사람들이 친근하게 받아들여주더라. 그래서 현식이가 배우 임현식 씨의 유행어를 따라하면서 분위기를 돋우기도 한다”고 했다.
또 비투비 멤버 민혁은 씨엔블루의 민혁과 이름이 같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