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청소년의 멘토로, 전도유먕한 청년 사업가로 촉망받는 그가 최근 포털사이트 연예면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지난 4일 한 매체를 통해 효연과의 데이트 사진이 공개된 후 “1000여통의 카톡을 받았다”는 그는 “미디어의 무서움을 새삼 느꼈다”고 했다.
그를 잘 알고, 직접 만난 적이 있는 사람들의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 서울 소년원 교화위원과 청년들을 위한 멘토로,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강의자로 활동해온 그와는 좀 어울리지 않는 뉴스였던 까닭이다.
최근 기자와 만난 김준형은 이런 해명 인터뷰를 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냥 세간의 가십으로 끝나버리는 현실이 옳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먼저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한 ‘그 일’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지난 달 30일 밤 한남동 자택에서 벌어진 해프닝에 대해 물었다. 그는 “바로잡고 싶은 부분이 있다”고 했다.
“효연이가 혹시라도 발을 헛디뎌 추락할까봐 겁이 났어요. 언덕 꼭대기 집이라 밑이 절벽이어서 정말 두렵더라고요. (아무리 장난이라지만) 크게 다치거나 잘못될 수도 있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공권력의 도움을 받아야겠다 생각한 겁니다. 도와달라고 신고 한 건데, 고소니 폭행이란 오보가 나와 속상했습니다.”
그리곤 서부지검에서 떼 온 조사 서류를 내밀었다. 해프닝에 불과한 간단한 조사였다. 다만 서류에는 신고자가 ‘남자친구’가 아닌 ‘지인’으로 적혀 있었다. 경찰 역시 사건 자체가 해프닝 수준이라 ‘혐의없음’이나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했다.
당시 SM도 “효연이 지인들과 함께 장난을 치다 오해가 생겨 벌어진 일”이라는 공식자료를 내며 “더 이상의 억측은 삼가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렇게 끝날 것 같던 해프닝은 ‘효연 왕따설’ ‘효연 자살 시도설’로 번졌다. 누구보다 효연을 잘 아는 김준형은 “정말 이해가 안되는 소문들”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효연이의 실제 성격을 안다면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 없다”는 것.
“한 마디로 어린 친구들이 상상 속 나래를 펼친 거라고 봐요. 효연이는 정말 착하고, 성격 좋은 분위기 메이커에요. 멤버들과도 가족처럼 돈독해요. 사랑하는 부모님과 동생, 강아지와 행복하게 지내면서 24시간 웃는 친구죠. 사실 그런 소문조차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훌훌 털어버려요. 오해받을 때마다 ‘내가 잘하면 되지, 더 열심히 하면 되지, 멋진 모습 보여주면 되지’ 하는 친구입니다.”
김준형은 지난 2012년 12월 31일 한 모임에서 효연을 알게 돼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10살 차이가 났지만, 같은 크리스천인 데다 운동광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가까워졌다. 스키, 등산, 골프, 스킨스쿠버 등 다양한 운동을 하면서 데이트를 했다.
여느 커플들처럼 몇 번의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던 그들도 결국 이별이란 걸 했다. 하지만 결별 시점은 많은 이들이 추측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는 “만우절 그 일을 계기로 헤어진 게 아니다”며 “그 전에 좋은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기로 했다. 지인들과 가끔 만나 밥도 먹는다”고 했다.
남녀관계를 떠나 인간적인 신뢰도 단단했다. “효연은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 가장 착하고 솔직하고 긍정적인 친구”라며 “여전히 서로 안부를 물으며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를 하기 앞서에도 “SM과 효연에게 협조를 구했다”고 한다.
↑ 김준형은 서울 소년원 교화위원과 청년들을 위한 멘토로,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강의자로 활동 중이다. |
스물두 살 때 대형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왔던 그는 대동맥박리증 심장과 일곱조각 난 오른 다리로 50여 개국을 순례하며 인생 역전을 이뤄냈다.
이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매사추세츠대학교 암허스트캠퍼스에서 생화학과 경제학를 전공했다. 총 11번의 장학금을 받으면서 최우등장학생으로 대학을 3년 만에 졸업한 노력파였다.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기획팀에 스키웃 돼 잠시 근무하기도 했지만, 뜻한 바가 있어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왔다. 화제의 책 ‘7전 팔기’를 낸 것도 그 무렵이었다. 자신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을 직접 글로 써내려간 책이 센세이션을 일으킨 후 여기저기서 강의 요청이 쇄도했다.
20대부터 연예계 제의도 여러 번 있었으나 정중하게 사양했다. 정치권 영입 제의도 있었다. 2년 전, 브랜드 마케팅 회사 (주)서울시얼라이트그룹(가칭 SA)을 설립한 그는 프로듀서 겸 DJ 디플로와 리치호튼 내한공연, 배우 제이든 스미스와 패션 디자이너 최범석의 콜라보레이션 등 다양한 컬쳐 마케팅을 펼쳤다. 바쁜 와중에도 소년원 멘토링과 청년들을 위한 강의도 빼놓지 않고 있다.
지금도 꿈을 갖지 못하거나 방황하는 청년들, 탈북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고 따뜻한 멘토로 활동 중이다.
실제로 만난 김준형은 반듯한 청년이었다. 그는 소위 자신의 ‘스펙’이 화제가 된 것에 대해 “나는 이른바 ‘엄친아’도 아니고 평범한 가정에서 성장했다”며 “오히려 교통사고 이전에는 문제아에 가까웠다”며 겸손해했다.
“굴곡 많고 방황했던 내 인생
진향희 기자/ happy@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