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 사진=포스터 |
영화 ‘시선’에는 이 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 속 신념 위기’가 고스란히 담겨 그저 관람하는 것을 넘어 깊게 생각할 기회를 준다. 해외선교 봉사활동을 떠난 9인의 한국인이 극한의 피랍상황을 겪게 되면서 갈등하게 되는 종교적 신념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담았지만, 인생 속 누구나 신념 때문에 겪을 수 있는 예상 상황도 보여준다.
특히 해외선교사들의 이야기를 담아 종교영화로 분류될 수 있지만, 알고 보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생명을 위해 종교적 신념을 버릴 것인가, 지킬 것인가 고뇌하는 극중 9명의 모습은 리얼하고 생생하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갈등하고 분노하고 처음과 다른 모습을 보여 낯설고 이기적이지만, 지극히 인간적이라 공감된다.
선교 전파로 시작돼 당황, 긴장, 공포, 두려움 등 모든 감정을 겪고 시시각각 변하는 9인의 감정선은 보는 이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며, ‘만일 내가 저 상황에 처했다면’이라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때문에 결코 쉽게 볼 수만은 없는 묵직한 영화이고, 영화관을 나오면서도 자신을 되짚어보는 기회를 주는 반가운 작품이다.
‘시선’은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는 영화감독 이장호의 20번째 작품이자 19년 만에 선보이는 시작이기에 개봉 전부터 남달랐다. 이미 지난해 열린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돼 평론가들과 후배 감독들,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당시의 호응을 바탕으로 극장 개봉까지 이어갔기에 흥행 성적 역시 기대가 되는 상황이다.
또한 한국인 피랍사건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진행된 캄보디아 올 로케이션 촬영, 배우 오광록의 자연스러운 ‘크메어’ 연기, 현지인 캐스팅 등은 신의 한수로 작용했다. 촬영지였던 안롱뱅 지역은
웃고 즐기는 영화가 대다수인 극장가에 강한 울림과 생각할 시간을 주는 ‘시선’의 등장은 반갑기 그지없다. 오는 16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