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 ‘나는 남자다’ 유재석도 피할 수 없는 평가
‘나는 남자다’는 KBS가 이번 개편에서 선보인 많은 파일럿 프로그램 중에서 화제성 면으로 가장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유재석이 선보이는 새로운 프로그램이라는 사실만으로 이슈가 됐고 함께 진행하는 MC들이 공개될 때도 여론은 뜨거웠다.
이 같은 반응이 쏟아져 나온 것은 적극적인 홍보보단 프로그램이 방송되기 전까지 최대한 베일에 쌓아둔 것이 유효했다. ‘나는 남자다’는 방송이 되자마자 포털 사이트를 도배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남자들만을 위한 토크쇼라고 홍보를 했지만 남자뿐만 아니라 남자들의 세계를 모르는 여자들까지 사로잡았다. 전체적으로 산만한 부분이 있었지만 ‘나는 남자다’의 장점이 발휘됐다.
‘나는 남자다’은 시청률로 4.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정규 편성하기엔 저조한 시청률임에 분명하지만 최근 예능 시청률이 대폭 낮아지면서 ‘나는 남자다’가 정규 편성될 가능성은 높은 상태다.
◇ 교양과 예능의 접목 ‘대변인들’
‘대변인들’은 교양국에서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숨겨둔 이야기, 억울한 이야기, 하소연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을 대변해주는 포맷을 선보였다. 독설가이자 달변가인 김구라와 성시경이 가세했고 지상파 3사 출신의 아나운서인 유정현, 오상진, 조우종까지 출연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평일 오후 9시에 편성되면서 시청률은 4.4%를 기록한 ‘대변인들’은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거뒀다. JTBC ‘썰전’과 ‘마녀사냥’과 유사한 콘셉트로 시작 전부터 말이 많았지만 앞에 언급된 프로그램과는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대변인들’만의 특출난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사회적 약자로 불리는 이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을트라맨’ 코너는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걸그룹의 노출 경쟁 문제는 그저 방송인들만의 문제일 뿐이었다. 또한 많은 패널들이 등장하긴 했지만 제 역할을 해준 사람은 많지 않았다. 문제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갑자기 결론을 내리면서 흐름이 끊어지기도 했다.
◇ ‘밀리언셀러’ 노래로 감동선사…재미는 글쎄
‘밀리언셀러’는 KBS의 파일럿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먼저 선보였으며 2회에 걸쳐 방송됐다. 국민들의 사연을 토대로 작곡가들이 신곡을 만들었고 국민들이 직접 작사한 노래는 주현미의 입을 통해서 전해졌다.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를 외면한 딸, 남편을 위해 노래 선물을 준비한 장애 1급 아내, 축구에 미친 남편 때문에 고민인 아내 등의 사연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어내며 공감대를 얻었다. 이런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노래로 전달되었기 때문에 더 의미가 컸다.
하지만 감동을 선사했지만 재미를 주기엔 역부족이었다. 심야 예능 시간이라는 불리한 시간이긴 해도 2회 방송 모두 2.8%, 2.4%를 기록했다는 것은 뼈아프다.
◇ 남자들을 위한 예능 ‘미스터 피터팬’ 공감+재미 잡다
앞서 설 특집으로 방송됐던 ‘밥상의 신’을 정규 편성 시키는 능력을 발휘한 신동엽이 또 다시 색다른 프로그램에 도전했다. 술 말고 특별한 취미를 갖고 있지 않는 남자들을 위해 다양한 동호회 활동을 통한 일탈을 보여줬다.
신동엽을 필두로 한 윤종신, 정만식, 한재석, 김경호 다섯 명의 조합인 눈길을 끌었다. 사실 ‘미스터 피터팬’은 어떤 설정이 들어가기 보단 멤버들끼리 편하게 이야기하고 자유롭게 행동하는 모습에서 의외의 웃음이 터졌다.
항상 실내 녹화 프로그램에서 강세를 보이던 신동엽이 야외 버라이어티에 적응하는 모습은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남성들에게 새로운 놀이 문화를 전파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문제는 바로 시청률이다. 의외로 피 터지는 예능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금요일과 토요일 심야 시간에 편성된 ‘미스터 피터팬’은 4.4%, 4.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정규 프로그램으로 안착하기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 ‘그것이 알고싶다’와는 다른 재미 ‘공소시효’
‘공소시효’는 실제로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사건을 재구성해 당시 사건을 되짚어 보는 미스터리 추리극이다.
‘공소시효’는 제 2의 화성 연쇄 살인 사건으로도 불리는 ‘매니큐어 살인사건’에 대해 다뤘고 이 이야기를 재연과 더불어 수사관으로 분한 김상경이 사건 추리의 실마리를 제공하면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드라마틱한 설정들을 통해서 ‘공소시효’는 시사 프로그램이지만 재미를 선사했다. 더불어 강력범죄의 공소시효 폐지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공익성까지 잡았다.
토요일 심야 시간, 시청률도 5.6%로 KBS가 선보인 파일럿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성적이다. 예능 프로그램 공세 속에서도 ‘공소시효’가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어야만 정규 편성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KBS가 새롭게 선보인 파일럿 프로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