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앨범 뒤적이기] 브아솔, 아날로그와 디지털…매체의 흐름을 담다
[MBN스타 박정선 기자]
미뤄지고 미뤄진 끝에 브라운아이드소울(이하 ‘브아솔’)의 4집 앨범이 발매됐다. 본래 2월 경 발매 예정이었던 이 앨범은 제작과정상의 문제, 디자인의 문제로 2월에서 3월로, 3월에서 또 다시 미뤄져 4월이나 되어서 팬들의 손에 들어왔다.
기다린 만큼 대게 결과물에 만족하는 눈치다. 앨범 커버부터 내용물까지,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브아솔의 정규 4집 앨범은 ‘Side A’와 ‘Side B’로 구성되며, 이번에 발매된 앨범이 바로 ‘Side A’ 되겠다. 스페셜 카세트테이프가 CD와 함께 담겨 있었고, 3집 앨범과 마찬가지로 사전에 싱글로 커트되었던 곡들이 함께 수록됐다.
# 고급스럽거나, 혹은 빈티지하거나
브아솔의 앨범을 처음 접한 이들은 “선물을 받은 것 같다” “심플하고 세련됐다”는 반응이다. 그만큼 고급스럽고 큼지막한 패키지로 만들어졌다. 금빛 색상으로 제작된 이 패키지박스는 ‘BES’(브라운아이드소울)라는 문구가 프린팅 된 유지로 싸여있다. 뿐만 아니라 이 금색 패키지 상자의 뚜껑을 열면 또 하나의 유지가 살포시 놓여있다. 이 유지에도 역시 금박으로 성경구절을 프린팅을 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겉면에 고급스러움을 표현했다면, 뚜껑을 연 후 속에 담긴 내용물에는 빈티지한 분위기를 물씬 풍겨댔다. 융 재질이 고급스러운 박스에 담겨 있는 CD, 그리고 테이프에서 예스러움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닳아 없어진 듯한 CD 뒷면의 글씨들이나, 재킷 사진들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나 카세트테이프에서는 과거의 추억들이 더욱 짙게 묻어났다. 카세트테이프의 겉면에는 스티커를 떼어낸 자국, 얼룩자국 등이 보는 이들을 그 때의 추억 속으로 끌어들였다.
# 카세트테이프, 그리고 CD…시대를 관통한다
“개인적으로 음악은 추억이라고 생각한다. 카세트테이프라는 단어만으로도 추억에 젖어 드는 분들이 많을 거다. 카세트테이프는 나의 어린 시절 음악 인생의 거의 대부분이었다. 전부라고 해도 되겠다. 이렇게 추억 가득한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아직까지는 놓고 싶지 않다. 요즘의 다운로드는 절대 알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브아솔 영준
LP가 카세트테이프로, 그리고 CD로, MP3로 변해오면서 브아솔은 지속적으로 음악의 흐름에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 정규 3집은 스페셜 LP로 제작했던 이들이다. 꾸준히 과거의 소리를 재현해 내기 위한 시도를 해왔던 브아솔이 이번에 들고 나온 것은 CD에 주도권을 넘겨줬던 카세트테이프다.
눈여겨볼 점은 카세트테이프만이 아닌 CD도 함께 제작됐다는 것이다. 바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한 앨범 안에 공존하고 있다는 소리다. 1970년대와 1990년대 사이를 흐르고 있는 이들의 앨범은 음악의 흐름을 되짚으며 우리의 가슴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카세트테이프와 CD의 음원을 비교해보면서 듣는 것도 이 앨범의 묘미다. 실제 카세트테이프에서는 재생 시 들리는 기계 돌아가는 소리부터 노이즈까지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반면 CD에서는 깔끔하게 정돈된 음악을 듣는 또 다른 매력이 존재한다.
# 한정판의 특별함, 마음껏 누려라
이번 앨범은 한정판으로 제작된 것으로 팬들을 세심하게 배려한 브아솔의 마음이 돋보이는 몇몇 아이템이 눈에 띄었다. 먼저 일본에서 활동하기 전 촬영한 프로필 사진이다. 흡사 과거 사진관에 가면 창가에 배치되어 있는 가족사진 같은 느낌이다.
특별한 것은 사진보다 패키지에 담겨 있는 ‘종이’들이다. 프로필 사진을 들추면 10주년 기념 앨범의 엠블럼을 새겨 넣은 종이 두 장이 나온다. 이는 펀칭을 이용해 대형 우표처럼 제작됐다. 각각 금색과 은색으로 이 대형 우표에서도 세련된 느낌과 빈티지한 느낌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한 가지 종이는 바로 앨범 재킷이다. 이는 그간 발매됐던 정규 1집, 2집, 3집의 앨범의 표지다. 또한 이 재킷의 뒷면에는 해당 앨범의 발매년도와 앨범 명, 그리고 수록된 곡들의 리스트를 담았다. 그간 앨범을 수집해오던 팬들에게는 색다른 의미로 다가왔을 패키지 상품이다.
아, 무엇보다 이번 앨범은 디자인에 일가견이 있는 멤버 나얼이 직접 손을 걷어붙여 만들어졌다. 모든 디자인에서 세심한 솜씨를 발휘했고, 특히나 CD의 커버를 열고 CD판을 꺼내면 그 속에 스티비원더, 보이즈투맨, 잭슨5 등 유명 흑인가수들을 발굴해낸 레코드회사 ‘모타운’을 중간에 새겨두었다. 흑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소울 음악을 한국의 정서와 결합시킨 브아솔다운 센스 있는 앨범 디자인이다.
정엽 감사한 건 첫 번째나 마지막이나 저희들을 늘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팬들이죠. 항상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영준 제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은우의 이름을 쓰겠어요. 사랑하니까.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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