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 사진=이현지 기자 |
배우 조보아는 1년 전 연기력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시 MBC 드라마 ‘마의’에 출연했던 그녀는 미모의 청상과부 서은서 역으로 등장했다. 조보아는 이 작품을 계기로 자신의 이름을 톡톡히 알렸다. 하지만 이는 호평이 아닌 어색한 표정 연기와 발성, 그리고 가슴 수술 장면으로 인한 노출 등으로 비난을 받았다.
대중에게 신뢰를 잃은 조보아가 영화 ‘가시’로 다시 돌아와 대중의 심판대에 올랐다. 연기력 논란 이후 많은 깨달음을 얻은 그녀는 한층 나아진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연기 공부에 매진했다.
‘가시’를 연출한 김태균 감독은 배우 신민아, 이연희를 스크린 데뷔시키며 신인 여배우에 대한 높은 안목을 인정받은 감독으로, 그가 이번엔 조보아를 스크린에 내세웠다. 호된 성장통을 겪은 조보아는 영화 ‘가시’ 오디션에서 250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영은 역에 발탁돼 장혁과 호흡을 맞췄다.
조보아를 만난 건 ‘가시’ 개봉 이후였다. 지인과 관객의 반응을 체크하고 있냐는 물음에 조보아는 “지인들이 격려를 많이 해주는데 아쉬운 부분도 있다. 나는 사랑하는 아이로 표현을 했는데 제3자가 보기엔 그게 집착으로 보이고 약간 미친 아이처럼 생각하더라. 그 부분이 아쉬웠다”고 답했다.
↑ 사진=이현지 기자 |
“처음 시나리오를 보거나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영화를 완벽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굉장히 어렵고 심오한 내용이었다. 우선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든 생각은 영은이가 너무 불쌍했다. 이 아이가 사랑을 위해 광기 어린 행동도 조금씩 하는데 그래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컸다. 어떻게 하면 이 아이를 슬프게, 연민이 가게끔 표현할지 고민했다.”
조보아는 연기력 논란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기도 했기에 부담감이 컸을 것이다. 여기에 조연도 아닌 극을 이끄는 주연이니 부담이 배가 됐을 법하다. 이에 대해 물으니 “당연히 컸죠”라며 환하게 웃었다.
“부담이 엄청 컸다.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더 컸던 걸 수도 있고, 영화의 주연이라는 점도 부담이었다. 주연은 언제 맡아도 부담이 될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 처음엔 그런 부담이 있었는데 점점 영은이화(化 )되면서는 주연이라는 부담감보다는 영은이라는 아이 자체를 표현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감히 내가 이 순수한 아이를 사이코처럼 만들까봐, 관객에게 미친 아이로 비쳐질까봐 염려스러웠다.”
영은이의 옷을 입기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연기했던 조보아는 영은이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광기 어리게 보이는 영은이의 모습에 대해선 ‘미친 아이가 아니에요’라는 말을 반복하며 조금은 이해하지 못한, 잘못 이해하고 있는 관객에게 애교 섞인 해명(?)을 이어갔다.
↑ 사진=이현지 기자 |
‘가시’에서 조보아는 장혁과 호흡을 맞췄다. 조보아의 한층 나아진 연기력에는 장혁의 활약도 한몫했다. 장혁은 조보아와 함께 극을 이끌어가며 섬세한 연기로 그녀를 받쳐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런 대선배와 호흡을 맞춘 조보아는 장혁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첫 인상은 워낙 대선배다 보니 조금은 무섭기도 했다. 하지만 표정도 그렇고 온화하더라. 되게 따뜻하다고 생각했다. 외적으로 봤을 땐 강인한 모습인데 내적으론 굉장히 따뜻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장혁과 함께 하면 할수록 정말 멋진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성실하고 매순간순간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조보아는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밴드’부터 ‘마의’, 영화 ‘가시’까지 짧은 필모그래피를 갖고 있지만 굴곡은 그 누구보다 심했다. 그만큼 조보아에게 세 작품은 모두 의미 있고 배울 점이 많은 작품이었다.
현재 그녀는 욕심 부리지 않고 천천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일단은 배우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 연기적으로 다듬고 배우는데 치중하고 있다”고 진지하게 답한 조보아는 ‘서서히 물들어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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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