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완규 작가와 유철용 PD의 만남'. 어디선가 많이 본 문구다. 2003년 드라마 '올인'으로 그 해 방송가를 뒤흔든 작가-PD의 저력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이 문구는 2009년 SBS를 통해 방영된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에서도 자연스럽게 재현됐다. 카지노를 배경으로 때묻은 인간의 욕망과 파멸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이 드라마는 '올인'만큼의 파괴력은 갖지 못했지만 지성, 전광렬, 유오성 등 선이 굵은 남자 배우들의 열연이 주축이 돼 사랑받았다. 특히 여주인공 성유리는 '올인'의 성유리와 비교대상이 됐지만 자신만의 색으로 무난하게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그리고 2014년, 다시 한 번 '올인' 드림팀이 뭉쳐 그 때의 신화 재현에 나선다. 내달 5일부터 MBC를 통해 방송되는 새 월화드라마 '트라이앵글'을 통해서다.
'트라이앵글'은 어린시절 헤어진 삼형제가 20년 만에 만나면서 겪는 일과 이들의 사랑을 다룬 드라마. 스토리텔링의 기본 뼈대는 전작과 전혀 다르지만 극의 주요 배경이 카지노라는 점, 그리고 여주인공의 직업이 '올인' 때와 마찬가지로 카지노 딜러라는 점에서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올인'뿐 아니라 '태양을 삼켜라'도 카지노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였다는 점에서 그 '추억'의 향은 어느 때보다 짙다. 최완규 작가와 유철용 PD가 함께 하는 작품이 유독 카지노와 인연이 깊은 이유는 무엇일까. 30일 오후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진행된 '트라이앵글' 제작발표회에서 유철용 PD는 "인간의 원초적 욕망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카지노는 배경일 뿐, '트라이앵글'은 전작들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 PD는 "카지노가 등장하긴 하지만, '트라이앵글'의 주된 이야기는 사랑이다. 카지노는 배경일 뿐, 사랑에 대해 말하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올인'이 이전에 TV 드라마에서 주로 다뤄지지 카지노를 배경으로 치명적인 멜로 라인 속에서도 전문직 드라마 같은 느낌을 풍긴 데 비하면, '트라이앵글'에서의 카지노는 다만 이야기가 전개되는 배경일 뿐이라는 것이다.
"'올인'의 이미지가 강해서 그('올인') 얘기는 잘 안 하는 편"이라는 유PD였지만 여주인공 백진희에 대해서는 특별한 애정을 보였다. 그는 "'올인' 때 송혜교가 가진 매력도 뛰어났고 그 작품에서 많은 매력을 보여줬지만 이번 작품에선 백진희가 그 역할에 맞는 매력을 현장에서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며 백진희의 가능성을 극찬, 눈길을 끌었다.
'올인'의 여운은 피하지 못했지만 '트라이앵글'이 그와 차별화된 또 하나의 역작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범수, 김재중, 임시완, 오연수, 이윤미, 백진희 등이 출연하는 '트라이앵글'은 5월 5일 첫 방송된다.
psyo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