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인 그녀들, 김유정․심은경
- 김유정 인터뷰
바야흐로 아역배우 전성시대다. ‘공부의 신’이나 ‘여왕의 교실’처럼 아역 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운 작품도 등장했다. 성인 연기자에 버금가는 연기 실력을 가진 김유정. 그의 맑은 눈망울과 성숙된 연기력에 사로잡혀 아역 배우들에 대한 관심이 생겨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김유정은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극중 천지를 죽음으로 몰아간 화연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 ‘메이퀸’, 영화 ‘해운대’ ‘동창생’ 등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아역배우 김유정이 멘토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멘토(mento)는 경험과 지식이 많은 사람이 스승 역할을 해 조언과 도움을 주는 지도자를 의미한다. 천재적인 연기력을 가진 김유정도 삶의 지침이 된 스승이 있을까.
“제게 멘토는 앞서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모든 배우들이에요”
2003년 CF로 데뷔해 어느덧 데뷔 11년 차가 된 김유정은 많은 작품들을 통해 선배 배우들을 만나왔다. 김윤석, 하정우 김희애, 이덕화 등의 베테랑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던 그는 모든 배우를 멘토로 꼽았다.
“어떤 배우든 배우의 연기를 봐요. 연기를 보고 그 배우의 닮고 싶은 점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연기를 통해 배우의 닮고 싶은 점을 배운다는 김유정은 영화 ‘우아한 거짓말’을 통해 처음 악역에 도전했다. 그동안 착하고 순수한 역할을 많이 한 그는 때로는 악하게 때로는 절절하게 연기하며 시선을 압도했다.
언제 이렇게 컸나 싶을 정도로 소녀에서 숙녀로 성숙하고 있는 김유정. 그는 카메라 밖에서도 배우들의 특징을 포착해낸다.
“배우들의 인터뷰 기사 역시 열심히 보고 있어요. 그들의 생각 속에서도 배울 점이 많아요. 이렇게 열심히 배우고 깨우쳐서 저 역시 누군가의 멘토가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큰 행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배움의 자세를 가진 김유정의 진심이 전해진다. 1999년생으로 올해 나이 16세인 그는 무한 잠재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부쩍 성숙해진 김유정의 존재감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심은경 인터뷰
그야말로 팔색조다. ‘귀신들린 여고생’부터 ‘순수한 궁녀’, ‘욕쟁이 할머니’까지. 심은경은 각양각색의 배역도 자신의 것으로 백퍼센트 소화한다. 일상에서는 그저 평범하고 헐렁한 구석이 많은 20대 소녀지만, ‘배우’라는 탈을 쓰고 나면 캐릭터에 완벽 빙의된다.
아역배우로 시작해 명실공히 20대 충무로 여배우로 자리 잡았다. 영화 ‘써니’ ‘광해:왕이 된 남자’ ‘수상한 그녀’까지 연이어 히트시키며 자타공인 흥행보증수표가 됐다. 그런 심은경이 롤모델로 꼽은 배우는 다름 아닌 최민식. ‘올드보이’의 강렬함이 스무 살 소녀에게도 통했던 모양이다.
“예전에 ‘올드보이’ 메이킹 필름에서 대본연습하시는 모습을 보고 큰 인상을 받았어요. 대본연습이라 촬영 때보다 감정에 충실하지 않아도 될 텐데, 그 자리에서도 혼신의 연기를 다하신 모습을 보고 큰 깨달음을 많이 얻었죠.”
종종 최민식의 인터뷰를 찾아본다던 그녀는 “정말 배우들이 가져야할 자세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며 “‘배우는 감독의 하청업자다’라는 인터뷰를 보고 크게 공감하며 다시 한 번 자신을 다지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심은경은 인생의 롤모델로 모차르트를 꼽았다. 그의 천재적인 삶을 동경한다며 ‘모차르트의 음악 같은 연기’를 하고 싶다고.
“현존하는 인물은 아니지만, 모차르트는 나에게 정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에요. 그의 음악은 웅장하면서도 그 안에 섬세한 순수함을 가지고 있죠. 그런 연기를 하고 싶어요.” 어리다고 얕보면 큰 코 다친다. 어느덧 데뷔 10년차, 오랜 시간 함께 해온 연기만큼이나 심은경의 생각도 한 뼘 더 깊어져있었다.
아역 시절부터 연기에 발을 담궜으니, 갓 스물을 넘긴 어린 나이에도 여러 작품을 거쳐 왔을 터였다. 심은경은 그간 함께 했던 수많은 배우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배우로 영화 ‘광해’에서 호흡을 맞춘 이병헌을 꼽았다.
“‘광해’를 촬영하면서 철저한 자기관리와 끊임없이 연기에 몰두하시고 연구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연기자가 갖춰야할 아우라를 다 갖추신 분이라 느꼈죠. 워낙 대선배님이셔서 당시 촬영 때 긴장도 많이 했어요. 그런 선배님의 모습을 우러러보며 더 열심히 ‘사월이’를 연기했었죠.”
최민식, 모차르트, 이병헌을 ‘배우’ 심은경의 멘토이자 롤모델로 꼽은 그녀는 ‘인간’ 심은경의 스승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저는 아역시절 부터 연기를 해왔기 때문에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잘 못하기 일쑤였어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3학년 때까지의 담임선생님들의 배려를 지금까지 잊지 않고 있죠.”
심은경은 ‘써니’ 이후 더 큰 배우가 되겠다며 미국으로 떠났다. 때문에 한국에서의 고등학교 생활은 매우 짧았다. 그럼에도 청담고 재학 당시 담임선생님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청담고등학교 1학년7반 담임선생님이셨던 강소향 선생님, 유학가기 전까지 성실히 저를 챙겨주시고 격려해 주
이렇게라도 선생님들께 스승의 날 축하인사를 전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쑥스러운 미소를 보인 심은경.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깊은 속내를 갖춘 그녀이기에 앞으로의 추후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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