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지난 4일 첫 선을 보인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이하 ‘룸메이트’)는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된 쉐어하우스를 소재로 삼았다. 1인 가구가 늘어가는 시점에서 등장한 새로운 주거형태인 쉐어하우스에 각 분야별 연예인들이 함께 살면서 그려지는 이야기를 내세웠다.
제작진의 기획 의도는 공동생활을 하면서 타인의 인생을 공유, 함께 살아가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었다.
이런 의도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방송이 시작하기 전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했다. 5~6%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방송 다음 날까지 화제에 올랐다.
하지만 이런 파급력의 원인은 제작진의 원래 기획 의도 때문이 아닌, 남녀 출연진의 러브라인의 힘이 컸다. 첫 방송에부터 나타난 ‘연애 적극 권장’이라는 문구가 현실화된 셈이다.
‘룸메이트’는 첫 회부터 서강준을 둔 홍수현과 나나의 미묘한 신경전을 조성했다. 홍수현은 서강준과 쇼핑을 할 때부터 팔짱을 끼고 다정한 모습으로 호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숙소에 돌아와서 나나가 서강준에게 “나 같은 스타일 어떠냐”라고 돌직구로 묻자 홍수현은 질투를 드러냈고 세 남녀 사이의 미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서강준과 나나, 홍수현의 러브라인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고 지난 18일 방송에서는 새로운 러브라인이 등장했다. 세 남녀에 박민우까지 가세했고 박봄과 이동욱이 새로운 러브라인을 그려냈다.
이소라, 박봄, 송가연이 타로점을 보러 갔을 때도 남녀간의 로맨스가 뜬금없이 튀어 나왔다. 이소라가 타로리스트에게 남자 출연진 중에서 박봄과 어울리는 남성을 물었던 것이다.
타로리스트는 박봄에게 이동욱과 부부의 연이 있다고 알려줬고 그 자리에서 박봄은 이동욱에게 전화를 걸어 소식을 전했다. 이후 박봄은 “이동욱이 사귀자고 하면 사귈거야?”라는 물음에 “왜 그런 걸 물어보냐. 그냥 술 먹자”라며 상황을 넘겼다.
예능프로그램에서 남녀간의 러브라인이 등장하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룸메이트’는 초반부터 러브라인에 온 힘을 쏟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초반에야 관심을 모으기 위해서 러브라인을 강조할 수 있다. 덕분에 처음 시작하는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심을 얻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시청자들을 벌써부터 러브라인에 피곤함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룸메이트’는 시작하기 전부터 남녀를 한 집에 모아놓는다는 설정만으로도 우려를 낳은 바 있다. 아이돌 멤
과연 러브라인의 힘이 빠지게 된다면 ‘룸메이트’를 지탱할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일지, 애초 기획 의도를 되짚어 봐야 할 때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