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성은 기자] 2014년 안방극장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 중 하나는 장르물이다.
그런데 장르물 속에 또 다른 공통점이 숨어 있다. 무거운 드라마와는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그 주인공이다.
2014년 장르물의 대가 OCN의 포문을 연 ‘처용’을 비롯해 SBS ‘신의 선물-14일’ ‘쓰리데이즈’, 현재 인기리에 방송 중인 OCN ‘신의 퀴즈4’ tvN ‘갑동이’에는 모두 한 명 이상의 아이돌이 출연했다. 이들은 주연, 조연 가리지 않고 드라마에 등장해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며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이들의 장르물 도전 성공은 ‘아이돌의 연기’에 대한 시청자의 부정적 시각을 바꾸는데 일조했다.
↑ 사진=MBN스타 DB |
2014년, 장르물 드라마에 이름을 올렸던 아이돌 중 가장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이준을 말할 수 있다. 이준은 현재 tvN 드라마 ‘갑동이’에서 심상치 않은 바리스타 류태오 역을 맡아 연기 중이다. 이미 ‘배우는 배우다’를 통해 연기력을 입증받은 이준은 ‘갑동이’에서도 씬 스틸러 역을 톡톡히 했다.
이준이 광기를 입었다면, 자신을 내려놓고 제대로 망가진 아이돌도 있다. tvN ‘응답하라 1994’를 통해 연기돌에 이름을 올린 B1A4 멤버 바로는 SBS ‘신의 선물-14일’을 통해 지적 장애인 영규로 분했다. 그는 일반 배우들도 쉽사리 도전하지 않는 지적 장애인 역에 과감히 도전, 드라마에 재미를 더했다.
이준과 바로의 사례가 유독 눈에 띌 뿐, 남자 아이돌들이 모두 독특하고 강렬한 역할에만 도전한 것은 아니다. 그룹 JYJ 멤버 박유천과 슈퍼주니어 멤버 이동해는 각각 SBS ‘쓰리데이즈’와 OCN ‘신의 퀴즈4’를 통해 대통령 경호관 한태경과 법의관 사무소 신입 한시우 역을 맡았다.
박유천은 손현주, 윤제문, 장현성 등 명품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신의 퀴즈4’에 합류하게 된 이동해는 아직 연기에 대한 베일이 벗겨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주변 배우들과 제작진은 그의 연기에 아낌없는 칭찬을 보내며 기대감을 높였다.
◇ 女 : 튀지 않는 역할 선호…무난한 연기로 안전하게
남자 아이돌들이 다양한 역할, 독특한 캐릭터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면 여자 아이돌들은 대체로 평범하게 보이는 역할을 택했다. 그룹 시크릿의 한선화와 전효성은 SBS ‘신의 선물-14일’과 OCN ‘처용’에 출연했다.
두 사람은 남자주인공 기동찬(조승우 분)과 윤처용(오지호 분)의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들은 걸그룹 특유의 상큼한 매력으로 극에 한층 활기를 더하면서도 훌륭한 연기력으로 시선을 끌었다.
지난 18일 첫방송된 OCN ‘신의 퀴즈4’에 출연한 레인보우 재경 역시 법의관 사무소의 부검의 임태경 역을 맡아 성공적인 신고식을 마쳤다. 그는 걸그룹 출신 부검의라는 캐릭터 특성에 걸맞은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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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퀴즈4’ 연출을 맡은 이민우 PD는 “아이돌이라서 캐스팅을 하는 일은 없다”며 “기획했던 인물과 잘 맞았기 때문에 캐스팅을 진행하는 것이다. 아이돌들도 연기를 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일 뿐이다. 그들을 배우로 봐달라”고 이야기했다.
아이돌이라는 이유만으로 도전에 비난을 받을 자격은 없다. 이들에게 충분한 실력만 갖
가수로서 가졌던 인기와 명예, 자만감을 내려놓고 신인의 자세로 연기에 임한다면 시청자는 언제든 이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안성은 기자 900918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