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 사진=포스터 |
서로의 길을 떠난 두 자매는 각각 다른 이유로 밤이 무섭다. 연희는 과거 남자친구이자 현 재 자신을 스토킹 하는 선배 학철(김재승 분) 때문이고, 연수는 귀신 때문이다. 과거 연수는 매일 밤 귀신과의 통정에 시달렸고, 결국 자신이 동생 곁은 떠나야 그녀가 위험해지지 않는다는 걸 알고 이별을 감행한 것.
그러나 귀신은 어느덧 연희의 존재를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다가가, 연수와 똑같은 고통을 준다. 이를 알 리 없는 연희는 강제 귀접이 귀신 때문인지, 스토커 학철 때문인지 헷갈려하고 점점 예민의 끝을 향해 달려간다.
영화 ‘귀접’은 귀신과의 통정이라는 매우 충격적인 소재로 관심을 모았다. 이를 증명하듯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부문에도 공식 초청돼 전석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무당을 찾은 연수의 모습으로 시작되는 ‘귀접’은 무섭거나 섬뜩한 장면이 등장하진 않는다. 귀신이 묘한 미소를 지을 때와 스토커 학철의 등장 등 손으로 꼽을 수 있는 몇 개의 장면에서만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한다.
한국 공포작의 포문을 여는 만큼 꽤 괜찮은 관심도 받았고 이색적인 소재도 좋았다. 주로 여전사 느낌이 강했던 배우 이언정의 단아한 모습, 오랜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박수인의 등장도 좋았지만 그뿐이다.
가장 궁금했던 귀신과의 통정 장면 역시 심플 그 자체다. 오롯이 이언정과 박수인 혼자만의 연기임은 예상했지만, 갑자기 귀신이 등장해 어색한 연기 호흡을 이어간다. 보일 듯 말듯한 귀신의 모습은 무섭기보다는 거슬린다. 때문에 해당 장면에서의 두 배우의 연기도 빛나지 못한다.
별다른 공격과 사건 없이 조용히 떠난 귀신의 존재는 관객들에게 당황함을 안기고, 이언정과 김재승의 때 아닌 부재도 조금 어리둥절하다.
예상 외로 연
귀신과의 통정이 주 내용이지만 곳곳에 친구와의 우정, 자매의 사랑을 느낄 수도 있다. 이색적인 소재라 경험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새로움을, 경험해 본 이들에게는 공감과 이해를 줘 어느 정도는 친절한 작품이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