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무엇보다 각 방송사들이 월드컵에 목을 맬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중계에 대한 한을 풀 수 있는 자리기 때문이다. 당시 SBS가 단독 중계권을 획득하면서 KBS, MBC와 갈등을 보인 바 있다.
SBS는 독점권을 획득한 후 타방송사에 경기당 2분, 하루에 5~6분의 영상을 제공하기로 했다. 높은 값에 중계권을 샀기 때문에 이를 메우기 위해 광고료가 올라갔고 공공장소에서 경기를 볼 경우 지불료를 요구해 응원단인 붉은악마가 서울광장 응원을 거부, 마찰을 빚기도 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SBS는 김병지, 박문성, 장지현이 해설진으로, 박찬민, 배성재, 김일중, 최기환이 캐스터로 선정했다. 하지만 실수도 많았다. 박찬민 아나운서가 아르헨티나 선수의 소속팀을 잘못 말하는가 하면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경기 중 화면이 정지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SBS는 차범근-배성재라는 콤비를 탄생시키며 스포츠 중계의 강세르 이어나갈 전망이다. 차범근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부터 안정적이고 친근한 진행으로 믿음을 받고 있다. MBC에서 SBS로 자리를 옮겼지만 그의 입담은 여전했다.
배성재 아나운서는 월드컵 뿐만 아니라 각종 스포츠 중계에서 탁월한 능력을 자랑했던 인물이며 맛깔나는 진행으로 흥을 더해주고 있다. 특히 SBS ‘풋볼 매거진 골’을 진행하며 남다른 축구 지식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신뢰를 얻었다. 여기에 2010년 깜짝 등장한 바 있는 차범근 해설위원의 아들 차두리가 뒤늦게 중계진에 합류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8년을 기다린 MBC와 KBS는 더 갈증이 큰 상태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차범근-김성주 조합에 ‘일밤-이경규가 간다’를 통해 재미를 봤지만 2010년 중계권을 놓쳤다. 차범근까지 SBS로 간 상태다.
이에 MBC는 김성주를 간판으로, 여기에 ‘일밤-아빠 어디가’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올린 2002년 월드컵의 주역 송종국, 안정환을 중계자리에 앉혔다. 2010년 송종국은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안정환은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선수로 활동했었다. 선수에서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이들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생생한 중계에 나설 예정이다.
이외에도 김정근, 허일우, 김나진 아나운서가 김성주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점쳐지고 있다.
KBS는 중계진을 꾸리기 전부터 내홍을 겪은 바 있다. 프리 선언을 한 전현무 전 아나운서를 섭외하기 위한 테스트까지 봤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었다. 특히 프리랜서 선언을 한 아나운서는 3년간 KBS 출연금지라는 조항까지 무시하면서 벌인 일에 현 직원들이 반발했다.
결국 KBS 스포츠국 측은 급하게 조우종 아나운서를 메인 캐스터로 내세웠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며 물오른 입담을 자랑했던 조우종이기 때문에
여기에 2002년 월드컵 주역에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도 출전한 바 있는 이영표가 해설위원으로 합류했다. 은퇴한 지 얼마 안돼 이영표는 KBS와 5년 계약을 하며 해설위원으로 본격 변신을 나섰다. 경험은 적지만 이영표 특유의 침착함을 중계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