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지난 17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빅맨’에선 김지혁(강지환 분)이 강동석(최다니엘 분)을 비롯한 현성가 사람들을 몰아내고 현성 그룹의 주인이 된 모습이 그려졌다.
단순히 현성가를 몰락시켰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김지혁은 비자금 등 각종 비리와 학력제한이 없는 회사를 만들었다. 말단 직원들만을 움직이는 회사가 아니라 가장 윗 선부터 솔선수범하는 꿈의 직장이었다. 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는 유토피아였지만 시청자들은 희망을 안은 채 ‘빅맨’에 집중하게 됐다.
그 결과 ‘빅맨’은 KBS의 지독한 월화극 잔혹사를 끊어냈다. 지난해 10월 방송된 ‘미래의 선택’부터 ‘총리와 나’ ‘태양은 가득히’까지 연달아 월화극 꼴찌를 기록하며 하향세가 이어졌었다. 뿐만 아니라 시청률도 처참했다. ‘미래의 선택’과 ‘총리와 나’는 5%대를 유지했으며 심지어 ‘태양은 가득히’는 자체 최저 시청률 2.2%까지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받은 ‘빅맨’은 역시나 동시간대 꼴찌로 시작했다. 전작의 혜택을 하나도 보지 못하고 시작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반전을 이뤄냈다. 두 자리수 시청률을 넘겼고 동시간대 2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SBS ‘닥터이방인’과의 격차도 소수점 차이로 줄였다. 소시민인 김지혁이 골리앗들을 이겨낸 것처럼 ‘빅맨’도 입소문을 타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강지환은 초반에 건달 느낌을 주기 위해서 일부러 살을 찌웠고 재벌가에 입성할 때도 촌스러운 양복을 골라 캐릭터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 이후 리더로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진중하고 남자다운 모습이 드러나긴 했지만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극의 재미를 줬다.
지적이고 부드러운 인상의 최다니엘은 ‘빅맨’을 통해서 악역의 정석을 보여줬다. 부족한 것 없이 살아온 재벌 2세답게 자신의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집착과 광기를 표출했고 이젠 그가 웃는 게 무서울 정도로 반전 이미지 구축했다. 특히 마지막회까지 자신과 김지혁이 태어난 환경이 다르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악행에 끝까지 정당성을 부여하는 모습이 ‘강동석’다운 행동이었다.
비록 ‘빅맨’에서 여배우들의 역할은 크지 않았지만 이다희, 정소민 모두 제 몫을 해냈다. 정소민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재벌딸 강진아 역을 맡아 새로운 재벌상을 제시했으며 이다희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 ‘비밀’에 이어 ‘빅맨’까지 성공시키며 3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캐
한편 ‘빅맨’의 후속으론 지현우, 정은지 주연의 ‘트로트의 연인’이 오는 23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