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2014년 상반기 예능은 바야흐로 절대강자가 사라진 ‘춘추전국시대’였다.
평일 예능의 경우 이미 동시간대 시청률 1위가 5% 이하로 무너진 건 이미 옛날이고, 어느덧 10% 넘기란 어쩌다 한 번 일어나는 ‘하늘의 별따기’가 되고 말았다. 그나마 금요 예능인 SBS ‘정글의 법칙’의 경우 평균 시청률이 13%대를 넘어서면서 겨우 체면치례를 하고 있으나, 그 외의 경우 6%대를 기록하고도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화요 심야 예능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KBS2 ‘우리동네 예체능’과 SBS ‘심장이 뛴다’의 시청률이 동반 하락하면서 각각(닐슨코리아, 4월 9일 기준) 3.4%와 3.3%를 기록하며 무너진 평일 예능의 현주소를 보여주었다.
주말 예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굳건한 팬덤을 자랑하는 MBC ‘무한도전’의 경우 10%까지 하락, ‘위기론’에 시달리는 사이, KBS2 ‘자유선언 토요일-불후의 명곡’(이하 ‘불후의 명곡’)이 최고시청률 14%까지 치솟을 정도로 분전하면서 혼전양상을 낳기도 했다. 현재는 ‘무한도전’의 상승과 ‘불후의 명곡’의 하락, 그리고 꾸준한 시청률을 유지하는 SBS ‘스타킹’이 맞붙으면서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경쟁구도를 이어나가고 있다.
일요 예능은 더욱 치열하다. 지난해 일요 예능 판도를 휩쓸었던 MBC ‘일밤’(‘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가 주춤하는 동안, KBS ‘슈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1박2일’)와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 ‘런닝맨’)가 치고 올라오면서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조금이라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프로그램의 시작시간을 ‘앞으로 앞으로’ 야금야금 옮기는 꼼수편성 전쟁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고무줄처럼 늘어난 러닝타임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을 피곤하게 만들 뿐 아니라, 시청자들까지 혼란을 안기면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2014년 상반기 예능이 대박 없는 중박의 향연일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프로그램의 장기화와 함께 지난해에 이어 육아예능과 관찰예능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신선함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룸메이트’가 새로운 주거 형태인 쉐어하우스에 대해 다루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지만, 배경이 집으로 바뀌었을 뿐, 지나친 러브라인 의존과 어디서 본 듯한 진부한 전개는 프로그램의 한계를 드러내며 시선몰이에 실패했다.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이 전전긍긍하는 사이 케이블 예능은 다양한 시도를 하며 비상하고 있다. 지상파에서는 볼 수 없는 과감함이 사라졌다는 평을 받는 CJ E&M계열이지만 여전히 화제성 높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지상파의 빈틈을 위협하고 있다. 나영석 PD가 제작한 tvN ‘꽃보다 할배’는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으며, ‘택시’ ‘그 시절 톱10’ 등을 통해 숱한 검색어를 양산하고 있다. 특히 Mnet ‘댄싱9 시즌2’의 경우 첫 방송 이후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휩쓸면서 오디션프로그램의 부활 조짐까지 보이며 앞으로의 예능판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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